태화강 까마귀 군무, 생태관광상품 안착

입력 2021-11-16 04:09

울산의 겨울 진객으로 불리는 까마귀 떼가 울산의 생태 관광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울산시와 태화강생태관광협의회는 오는 30일까지 중구 태화동 제3공영주차장 일원에서 ‘2021 태화강 떼까마귀 군무 체험장’을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떼까마귀 군무를 감상하고, 군무를 따라해 보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군무 따라하기 체험은 오후 5시20~30분 현장을 방문한 시민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우산을 들고 떼까마귀 무리가 잠자리에 들기 전 천적을 피하기 위해 자리바꿈하는 것을 춤으로 따라하게 된다.

10만여 마리의 대규모 군무로 유명한 떼까마귀는 올해도 어김없이 울산에 찾아왔다. 태화강 대숲에서 밤을 보낸 까마귀 떼는 동 트기 전 일제히 대숲을 빠져나와 경남북 일원에서 먹이 활동을 한다. 해가 질 무렵과 대숲에 날아들기 직전 전선에 앉거나 대숲 위를 선회하며 펼치는 군무는 장관이다.

떼까마귀는 질서없이 하늘을 배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백 마리씩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수리부엉이·새매·황조롱이 따위의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떼까마귀는 매년 겨울 울산을 찾는 지역 대표 겨울철새다. 텃새인 큰부리까마귀와 달리 10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한국에서 겨울을 보낸다. 올해는 지난달 18일 첫 떼까마귀 무리가 관찰됐다.

떼까마귀가 울산을 찾는 이유는 대나무가 빽빽한 태화강 십리대숲이 뱀이나 매 등 포식자 접근을 막아주고, 도심과 가까운 범서읍 쪽에 농경지가 넓게 자리하기 있기 때문이다. 당초 떼까마귀를 흉조로 보고 나쁘게 보는 시각도 있었다. 까마귀 분변이 주차된 차량과 빨래 등을 오염시키면서 한때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지만 지금은 생태관광 도시 울산을 상징하는 존재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150만명의 관광객이 까마귀 군무와 태화강 십리대숲 등을 보기 위해 울산을 방문했다. 관광업계와 지역에서는 이 같은 환경·생태 관광이 일자리 창출로까지 이어진다고 평가하면서 연관 산업의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