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화장지, 대나무 칫솔, 대나무 빨대, 대나무 섬유…. 대나무로 만든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제품 하나를 고르더라도 환경을 해치지 않는 착한 소비에 관심이 커지면서 대나무가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수많은 대체재 가운데 왜 대나무일까.
대나무의 인기는 꽤 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에서 지난 5월 출시한 대나무 화장지와 키친타올이 6개월 만에 5만개 이상 팔렸다고 15일 밝혔다. 출시 한 달 만에 온라인몰과 전국 매장에서 생산 물량이 거의 매진돼 3차 재생산까지 들어갔다. 롯데마트가 지난 4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대나무 칫솔은 한 달 평균 1500개가량 팔리고 있다.
대나무가 지속가능한 자원으로 각광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숲을 파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나무는 나무가 아니라 풀이다. ‘벼’과의 여러해살이 식물로 90일이면 높이 25m까지 자란다. 일부를 잘라서 써도 빠르게 자르기 때문에 지속적인 재배가 가능하다. 일반 목재와 달리 살충제나 화학비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물과 햇빛만으로도 충분히 재배할 수 있다. 일반 펄프 두루마리 화장지 대신 대나무 화장지를 약 60개 쓰면, 15년생 나무 한 그루를 살리는 효과를 거둔다. 대나무는 완전분해에 약 400년 이상 걸리는 플라스틱과 달리 생분해가 가능하다.
대나무는 ‘친환경’뿐만 아니라, 그만의 장점도 있다. 대나무의 천연 섬유질은 치밀한 조직 형태라 뚝 끊어지는 특성을 갖는다. 일반 펄프와 비교해 먼지 날림이 적고 부드럽다. 대나무 휴지는 호흡기가 예민한 사람도 편하게 쓸 수 있고, 입가나 민감한 부위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 대나무 소재는 천연 항균·탈취 효과를 지닌다. 빠르게 건조되는 특성이 있어 습기에 따른 오염 우려가 적기 때문에 칫솔이나 섬유로 쓰기 좋다.
여기에다 ‘친환경은 비싸다’는 인식과 달리 대나무 제품의 가격은 기존 제품과 엇비슷하다. 롯데마트는 ‘니드포유 대나무 칫솔(4입)’을 7900원, ‘대나무 화장지(30롤)’는 1만9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에서 판매되는 일반 칫솔(4입) 제품은 5000원~1만4500원, 화장지 30롤 제품은 1만1900원~2만7900원 수준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반 화장지 대신 대나무 화장지를 사용하면 숲을 보호할 수 있다. 품질도 우수해 고객들의 재구매율이 높다”면서 “브랜드 전반에 걸쳐 친환경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