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선대위 ‘실세’ 총괄본부장 안둔다… 김종인 합류 관건

입력 2021-11-15 04:04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을 관람하던 도중 한 시민과 셀카를 찍고 있다. 야구 국가대표팀 점퍼를 입은 윤 후보는 ‘어느 팀을 응원하냐’는 질문에 “대전에 근무할 때는 한화, 대구에 근무할 때는 삼성, 광주에 근무할 때는 해태와 기아”라고 답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총괄선대본부장이 없는 ‘수평적 선대위’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앞세우면서 총괄선대본부장 대신 분야별 본부장을 각각 기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선거 때마다 실세로 거론됐던 총괄선대본부장 대신 각급 본부장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분산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14일 “총괄선대본부장을 없애고 정책, 조직, 직능, 홍보 등 4, 5개의 수평적 본부를 만드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각 본부장에게 역할별로 책임과 권한을 주는 방식”이라며 “(총괄선대본부장을 두는) ‘톱다운’ 방식보다는 담당 영역에서 모든 권한과 책임을 가질 수 있는 수평적 조직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선대위 구상은 윤 후보 비서실장인 권성동 의원이 주도했다고 한다. 비대하다고 지적됐던 기존 ‘매머드 캠프’보다 간결한 구조여서 이준석 대표가 주장해 왔던 경량·실무형 선대위 구상과도 맞아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기존 캠프에 비해 슬림한 구성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간 중량급 인사를 예우하는 자리였던 선대위원장 자리도 더불어민주당 조직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위원장 측 관계자는 “(수평적 선대위 방안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의) 수용 여부만 남은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다. 김 전 위원장이 수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선대위 구상을 놓고 이견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김 전 위원장은 15일 출판기념회를 연 뒤 선대위 합류 시점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후보 측은 김 전 위원장이 대선을 진두지휘하면 중도층 등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원조 친노(친노무현) 인사인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의 역할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에게 정책적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윤 후보도 김 전 위원장의 역량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윤 후보는 김종인·김병준 전 위원장 등 많은 분이 참여하시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을 찾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을 5회까지 관람했다. 경기도 수원을 연고지로 하는 KT 위즈, 서울을 연고지로 하는 두산 베어스가 맞붙은 경기였다.

윤 후보는 2021년 한국시리즈 기념 모자와 야구 국가대표팀 점퍼를 입고 경기장을 방문해 ‘중립’을 지켰다. 그는 “날씨 좋은 가을에, 코로나19로 (삶이) 찌들었던 국민과 함께 야구 경기를 보게 돼서 아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프로야구 팬이자 두산 베어스 팬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8월 야구 명문인 모교 충암고를 찾아 야구부 후배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문동성 이가현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