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부터 걷는 속도 느려지면 ‘근감소증’ 체크해야

입력 2021-11-16 04:07
스마트폰 앱과 연동되는 벨트 형태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하면 자신의 보행 속도와 유형을 파악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40·50대부터 걷는 속도가 느려지면 ‘근감소증’이 아닌지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최근 보행 속도와 시간대별 보행 패턴을 분석해 주는 벨트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가 개발돼 일상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다.

근감소증은 근육량 감소나 근력의 저하를 의미하는 질환으로 일상에 장애를 초래하고 낙상 빈도를 높이는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예전엔 자연적인 노화 과정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각국에서 질병 코드를 부여해 관리하는 추세다. 한국 역시 올해 ‘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 근감소증을 포함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 전남대병원 노년내과 강민구 교수팀이 독립 보행이 가능한 50세 이상 남성(평균 71세)을 대상으로 4주간 벨트 형태 웨어러블 기기 착용을 통해 보행 속도를 측정하고 근육량 및 근력 검사를 시행해 근감소증과 관련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의 총 21만회 이상 평균 보행 속도는 초당 1.23m였으며 나이들수록 유의미하게 느려졌다. 근감소증이 있는 참가자(초당 1.12m)는 근감소증 없는 사람(초당 1.23m) 보다 낮은 보행 속도를 보였다. 또 근력이 낮은 사람의 보행 속도는 초당 1.15m, 정상 근력 참가자는 초당 1.23m로 차이가 있었다. 근육량 적은 참가자와 정상 근육량 참가자의 경우에도 각각 초당 1.22m와 1.25m로 차이 났다.

아시아인의 근감소증은 근육량(골격근량 측정) 저하와 함께 근력(악력 측정)이나 신체 기능(보행 속도 측정) 저하 중 하나가 동반될 때 진단된다. 골격근량의 경우 남성은 7.0㎏/㎡ 여성은 5.4㎏/㎡ 미만, 손으로 쥐는 힘인 악력은 남성 28㎏·여성 18㎏ 미만, 보행 속도는 남녀 모두 초당 1m 미만 일 때 해당된다. 심각한 근감소증은 골격근량과 근력, 보행 속도가 모두 기준에 못 미칠 때를 말한다.

김광일 교수는 15일 “평지를 걸을 때 정상 속도는 연령, 성별 상관없이 초당 1.0~1.2m인데, 초당 1m 보다 느려지면 문제가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근육량은 보통 30대부터 감소해 65세 넘어서면 보행 속도 및 근감소증 문제가 나타난다.

하지만 젊은층의 경우 지나친 다이어트로 잘 안 먹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근감소증 나이가 빨라지고 있다. 노인보다 젊은 여성의 근감소증이 심한 경우도 있다. 20·30대부터 충분한 단백질 섭취와 근력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키워야 하고 40·50대부터는 본격적으로 근감소증을 대비해 근육 건강을 챙겨야 한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