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시험 당일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는 만큼 수험생들은 미리미리 생활리듬을 조절하며 컨디션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뇌의 활동은 기상 후 2시간부터 활발해지기 때문에 수능일에는 늦어도 오전 6시 전에 일어나는 게 좋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신경과 원장은 15일 “청소년은 취침한 지 9시간 후에 뇌파가 깨어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전날 밤 11시 정도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그래야 오전 8시에 뇌파가 깨어 맑은 정신으로 1교시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사장에는 가급적 일찍 도착해 과목별 시간 배분 계획과 꼭 챙겨야 하는 문제 등을 돌이켜 보며 마음가짐을 차분히 하도록 한다.
고사 시작 10분 전에는 복식 호흡으로 긴장을 풀어내자. 편안한 자세로 눈을 감고 모든 근육을 충분히 이완시키며 코로 천천히 숨을 쉬면서 명상하면 집중력을 높이는데 도움된다. 고사 시간 중간 중간마다 맨손 체조 등 가벼운 스트레칭을 한다.
아침 식사는 가볍게 하고 점심은 거르지 말아야 한다. 배가 부를 정도로 음식을 먹으면 소화기 장애를 초래하고 집중력을 떨어뜨리기 쉬우므로 과식을 피한다. 배가 조금 고픈 정도가 대뇌피질을 자극해 뇌 활동을 활성화하고 집중력을 높인다. 죽이나 따뜻한 우유 등을 곁들여 소화가 잘 되는 음식으로 조금이라도 먹어야 한다. 수험생 중에는 점심 식사를 거르고 오후 시험 공부를 하는 경우가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김효원 교수는 “그러기보다는 소화가 잘 되는 음식으로 점심을 꼭 먹고 남는 시간을 이용해 스트레칭을 하거나 고사장 주변을 가볍게 산책하는 것이 스트레스나 피로 해소에 도움된다”고 말했다.
커피나 각성제 등은 일시적인 효과는 있으나 이뇨 작용으로 시험시간 내내 마음을 졸일 수도 있고 두통이나 집중력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평소 먹던 게 아니라면 신경 안정제나 보약도 조심하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막연한 불안감에 신경 안정제를 복용하고 싶다면, 반드시 사전에 전문가와 상의해 약물을 사용해야 할 정도인지를 평가하고 조언에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나간 일은 잊어야 한다. 고사 시간이 끝날 때마다 오답에 대한 미련을 갖다 보면 두통과 짜증, 집중력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내가 틀린 것은 남들도 틀렸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갖고 다음 시간에 임할 필요가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