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가족 그의 군대 되어 힘찬 행진

입력 2021-11-16 19:34 수정 2021-11-16 19:42

서대문교회는 본질을 강조하는 교회입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온 교회 성도들과 함께 하나되어 은혜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2022년 새해 역시 하나님의 섭리를 따라 온 성도들과 함께 성령충만한 교회로 세워져 가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우리교회는 1949년 1월 29일 설립예배를 현재 장소에서 드렸습니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 월남한 황해도 지역 교인 7명이 개척교인이 되었습니다. 그 후손들이 계속 교회를 지키고 있고, 1970년대 산업화의 바람을 타고 자녀교육을 위하여 상경한 사람들이 주로 4대문 근처에 자리를 잡았는데, 그들이 서대문교회의 교인이 되었습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 서울노회에 속해있습니다. 서대문이란 역사적 이름을 유지하고 있는데, 일제 강점기에 해체된 서대문(돈의문) 복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울의 이미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전통적 뿌리 위에 열린 시각을 가진 교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회 위치는 서대문구에서 이제는 종로구 끝자락에 있고, 뉴타운 개발로 도심 속 아파트에 둘러 싸여 있습니다.

서대문교회 개척 초기 예배당과 성도들 모습.

성도는 변하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진리를 단단히 붙잡아야 합니다. 우리교회는 말씀과 기도 중심의 예배로 세워져가고 있습니다. 말씀은, 모든 교인들이 최소한 일년 일독을 하면서 각 장의 요절을 직접 적어서 제출합니다. 매일성경으로 개인 묵상, 새벽 기도, 가정 예배는 물론 심지어 주일 설교까지 일관된 성경 본문의 흐름을 따라 가고 있습니다.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하나님의 말씀을 먹게 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설교도 본문 중심의 강해설교입니다. 모든 교역자가 그 중심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기도는, 묵상기도와 통성기도의 균형을 추구합니다. 설교 전은 묵상기도의 흐름을, 설교 후는 통성기도의 흐름을 유지합니다. 이는 새벽기도는 물론 주일예배까지 이어집니다. 우리 교인들에게는 기도부흥의 목마름이 있습니다. 매년 6월 기도행진은, 한 달 동안 집중적으로 기도훈련에 돌입합니다. 코로나 상황 이전에는 직접 백두산부터 한라산까지, 동해에서 서해까지 가서 ‘교회와 나를 위한 기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기도부흥의 비전을 만드는 과정이었습니다. 마침 교단에서 ‘은혜로운 동행 기도운동’ 본부장을 맡겨주셔서 전국 14개 지역과 160개 노회에 기도의 불을 지피는데, 우리 서대문교회가 불쏘시개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우리교회는 무엇보다 예배에 집중합니다. 군더더기 없는 순서는 오직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르고 있습니다. 예배에 참석한 방문자들의 고백은, 하나님과의 친밀감은 물론 성도의 교제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이것이 예배에 담기는 은혜입니다. 그 안에 능력이 있습니다. 이것을 비전선언문에 담았습니다. 비전선언문은 ‘우리는 하나님의 가족, 하나님의 군대로서 거룩과 회복을 경험하는 예배부흥, 예수님을 닮은 제자삼는 거목양성, 복음으로 세상을 바꾸는 세계선교를 위해 헌신하겠습니다’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주는 의미는 하나님의 징계성 훈련입니다. 전염병은 성경과 역사가 말해주는 하나님의 징계 방법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에게는 회개의 기회가 되고, 세상에는 회심의 기회가 됩니다. 다시 가난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돌아와야 하고, 세상 속의 교회가 제사장적 거룩함으로 그 책임을 감당해야 함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우리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가는 것임을 분명히 믿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진정어린 고백적 삶을 보고 싶어하십니다. 그런 점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더 엎드려야 합니다. 더 돌아봐야 합니다. 그리고 더 긍휼이 여겨주시길 기도해야 합니다. 지금은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그럼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피해는 정말 안타깝습니다. 많은 분들이 생명을 잃고 육체적 질병에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영업을 비롯한 사회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일상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 왔습니다. 의료진의 수고에 진심으로 감사와 격려를 드립니다. 방역 당국의 노력과 책임있는 시민의식을 기대합니다. 우리 모두 공동체적 존재임을 다시 깨닫게 되고, 한없이 연약한 인간인 동시에 인류의 성과에 대한 겸허한 고백이 필요할 때입니다. 무엇보다 세상 속에 교회가 갖는 위상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방역 당국이 종교 단체 특히 교회를 대하는 시각과 기준에 대한 조심스러움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과잉 조치에 대한 항변은 여전히 존재하고, 이후 정부와 교회의 관계에 선례로 남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냉철한 분석을 요합니다.


목회는 상황화가 중요합니다. 변하지 않는 진리를 변하는 세상에 어떻게 적용하여 교회를 교회답게 세워가야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소위 4차 산업혁명의 속도가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당장 ‘포스트 코로나’를 대신하는 ‘위드 코로나’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면예배와 비대면예배의 신학적 정리라는 여유를 갖지도 못하고 위기 상황을 대처하느라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습니다. 우선 교인들 현황부터 파악하고 있습니다. 교회 소속감부터 개인 경건생활까지 지난 2년간 어떻게 살았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그 결집된 방향은 표어로 나타납니다. 우리 교회는 미리 당겨서 표어 현수막을 걸었습니다. <은혜로운 동행> 주님과 동행, 교회와 동행, 세대와 동행입니다. 이는 하나님과의 관계와 사람과의 관계를 실천적으로 정리한 표현들입니다. 감사하게도 우리 교단 제106회 총회 주제가 ‘은혜로운 동행’입니다. 이것을 가능케 하는 사역으로 ‘은혜로운 동행 기도회’를 시작했습니다. 우리 교회는 자연스럽게 총회와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기도운동만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음향학교와 영상학교를 운영하여 자체 인력을 확보하고 교인들의 적응력도 높이고 있습니다. 작년에 신설한 미디어국이 방송국 수준에 이르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필자가 중견 목회자가 되면서 교단과 연합사역의 역활도 더해지고 있습니다.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고 하셨으니 누군가는 져야 합니다. 모두가 함께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라는 큰 배가 기울어지면 안되니까요. 교단과 관련해서 초기엔 다음세대를 세우는 일에 기여했지만, 얼마 전 부터는 정책 관련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심령의 부흥 없이 정치든 정책이든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기도부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교단 내 개혁을 위한 연합에서부터 타교단과의 개혁 연대, 그리고 서울시 등 지자체와 함께 하는 연합 사역까지도 결국 사람이 그곳에 있고, 그 사람의 심령이 열쇠입니다.

서대문교회의 창립 70주년 감사예배.

미력하지만 한국교회와 세계선교를 위한 기도와 헌신은 계속할 것입니다. 교회 규모에 비해서 적지 않은 16가정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많은 협력선교사와 단체들과도 동역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다음세대 네트웍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다음세대 사역을 연결해서 효과적인 선교의 열매를 거두기 위한 전략적 연대입니다. 15년이 넘은 다솔방과후 교실과 학원은 물론 3년차 서울기독학교를 통해 미래 지도자들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온 종일 교회 이곳 저곳에서 들리는 아이들 웃음소리는 기쁨 그 자체입니다. 그럼에도 한국교회를 말할 때마다 눈물이 앞섭니다. 통일한국은 가슴에 박힌 큰 대못 같습니다. 만물의 주권자이신 하나님께서 각 분야에 필요한 사람들을 사용하실 것입니다.

소박한 꿈이라 할 수 있는 저의 여섯가지 다짐이 있습니다. 물론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짐이라는 형식으로 책상 앞에 붙여놓았습니다. ‘은혜를 잊지 말자/ 목사답게 살자/ 설교로 말하자/ 교회로 보여주자/ 더 많이 수고하자/ 끝까지 잘하자’. 매일 허락하신 하루의 삶을 성실하게 성령과 함께 살아가야 하겠지요. 그리고 시대적 기도부흥을 위해 헌신하는 일입니다. 오래 전 에스겔37장을 통해 마른 뼈들이 큰 군대로 일어서는 일에 쓰임받을 것이라는 감동을 주신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그 에스겔 골짜기에서 가슴이 뛰고 있습니다. 그리고 품격있는 영적 지도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거룩한 총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우리 자녀들이 교회를 자랑하고 총회를 고마워하는 그 날을 꿈꿉니다. 이 꿈을 함축해서 우리는 스스로 하나님의 가족, 하나님의 군대로서 ‘더가족 서대문교회’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장봉생 목사= 대학에서 신문방송학과를 전공하고 졸업반 때에 선교목회의 소명을 받고 총신대 신학대학원에 입학하여 청소년사역에 집중한 후,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공부하는 중에 서대문교회의 청빙을 받고 귀국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