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살리는 군산짬뽕라면… “심은대로 거두게 해야죠”

입력 2021-11-16 20:30
유은혜(왼쪽)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이 군산짬뽕라면을 시식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농민들의 고통을 달래주는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전라북도 군산의 특산물인 흰찰쌀보리로 만든 군산짬뽕라면이 화제의 주인공 이다.

코로나가 막 시작될 무렵 2020년 1월에 출시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1년 10개월 동안 판매한 라면이 무려 200만개 가까이 되고 17억원의 판매 실적을 보였다.

미국과 뉴질랜드에는 올해만 5만개가 수출되었다. 최근에는 해외까지 소문이 나서 영국과 미국에 본격적으로 수출하기 위해서 협상 중에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하나로마트와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에서 판매되며 라면으로는 유일하게 약국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군산짬뽕라면을 제목으로 쓴 시를 소개하고 있는 고계곤 조합장.

군산 짬뽕라면은 군산원예농업협동 조합 고계곤(62) 조합장으로 부터 시작되었다.

2019년 전북 지역에 흰찰쌀보리 농사가 풍년이 찾아와 큰 수확을 거뒀다. 당시 농민들은 풍년을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농민들이 수확한 흰찰쌀보리를 판매할 수 없어 고심하고 있는 것을 고 조합장이 보면서 애써 농사지은 농민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을까 염려하며 ‘어떻게 하면 농민을 도울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고민 끝에 고 조합장은 군산대학교 구성회 교수를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랬더니 구 교수는 누구나 먹어도 탈이 없고 건강에 좋은 순수 우리 농산물로 만든 건강한 라면을 만들어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식품영양학과 유현희 교수가 동참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재배한 농산물과 해산물을 재료로 군산 짬뽕라면 개발이 본격화 되었다. 나아가 군산원예농협을 중심으로 군산대학교와 군산시가 참여하는 산학관 공동으로 지금의 군산짬뽕라면이 탄생되었다.

고 조합장은 “군산짬뽕라면 개발부터 생산 그리고 판매까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고 전적으로 하나님이 주신 선물입니다. 신기하게도 하나님은 그때그때 마다 꼭 필요한 사람들을 보내주시고 판매처를 연결시켜 주셔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라면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좋습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놀라울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저녁에 먹고 잤다가 일어나도 얼굴이 붓지 않고 속이 편하고 심지어 당뇨가 있는 사람들이 먹고 당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군산 대표 특산물인 흰찰쌀보리는 예부터 임금님의 진상품목으로 지정될 정도로 뛰어난 품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재배 면적 증가와 기후변화로 흰찰쌀보리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어 군산원예농협에서 농업인이 생산한 농수산물 활성화를 통해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짬뽕라면을 생산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군산짬뽕라면은 흰찰쌀보리가 25% 함유되어 면발은 쫄깃하고 고소하며 속이 편합니다. 건더기 스프의 경우 새우,미역,파,당근 등 국내산 농수산물로 구성해 안심하고 드실 수 있는 프리미엄 라면입니다. 현재 생산하고 있는 제품은 군산잠뽕라면과 New군산짬뽕라면, 군산불짬봉컵면, New군산불짬뽕컵면, 뽀사뿌까 등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특히 뽀사뿌까는 흰찰쌀보리와 감자를 주재료로 어린이 간식용으로 만들었는데 출시 1주일 만에 13만개가 팔리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라고 했다.

고 조합장은 현재 군산 등대교회(한바울 목사)를 출석하며 집사로 헌신하고 있다. 담임목사를 도와 어려운 사람들을 섬기고 지역사회 봉사에 앞장서고 있다.

매년 서너 차례 원로 목사님들과 불우한 이웃들을 초청해서 식사대접과 선물을 제공하는 봉사를 하고 있으며, 군산원예농협 임직원들과 함께 군산시의 각종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서서 기부와 후원으로 봉사하고 있다. 코로나로 대구 경북지역에 감염이 확산되어 어려움을 겪을 때에도 구호물품을 제일 먼저 보내 위로했다.

농협하나로마트 고양점에서 열린 군산짬뽕라면 홍보행사.

한바울 목사는 “고 조합장님은 좋은 성품을 가져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으며, 누구보다도 군산시 지역사회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봉사와 기부에 힘쓰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고 조합장은 “저는 어렸을 때 교회가 바로 집 마당과 함께 있어 늘 학교 갔다오면 교회 마당에서 놀면서 자랐습니다. 모든 형제들과 가족들이 교회에 출석하며 믿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하나님을 마음에서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이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는 주어진 청지기 역할에 부족해 늘 부끄럽고 죄송할 따름입니다”고 겸손해 한다.

고 조합장에게 앞으로의 비전이 무엇인지 물었다. 이에 “제가 군산원예농협 조합장으로 취임하면서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출발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조합의 임역원들과 조합원들이 함께 해주셔서 우리 원예농협이 놀랍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군산지역의 농업발전과 농업인들이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와 농산물 가격경쟁력을 높여 농민들이 안정된 삶을 살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에 저희 원예농협에서는 군산짬뽕라면의 성공을 계기로 계속해서 감자라면, 밀라면 등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습니다. 군산짬뽕라면 1억개 판매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1억개가 판매되면 군산에서 생산되는 흰찰쌀보리를 모두 소진할수 있어 농가소득 증대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나아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욕심을 비우고 어려운 사람들을 더 많이 돕고 섬기며 살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전북 군산은 서해바다를 품은 항구도시이다. 예전의 어판장에는 생선이 넘쳐나 풍요를 누렸고 비옥한 들판에서 나오는 쌀과 곡물로 시민들 살림은 넉넉한 도시였다. 그런 연유에서 일제시대 일본 사람들이 군산을 점령하고 호남평야에서 나오는 쌀을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가져가는 수탈의 아픈 역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군산에 군산짬뽕라면이 또 하나의 유명 라면 브랜드로 이름을 알리면서 지역 농업경제에도 활력이 살아나고 있다. 또한 그 중심에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군산 원예농업협동조합 조합장 고계곤 집사가 있었다.

서울에서 새벽기도를 마치고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곳이 군산 원예농업협동조합이었다. 이곳에서 조합장 고계곤 집사와 상무 고상곤 안수집사, 상임이사 이원용 장로를 만나 3시간 동안 인터뷰를 진행했다. 물류창고 견학 그리고 라면 시식을 함께 했다. 고 조합장은 입만 열면 군산짬뽕라면을 자랑했고 이는 하나님의 은혜요 선물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그야말로 군산짬뽕라면 전도사였다. 이 세분을 만나 긴 시간 함께 하면서 느낀 것은 하나님의 축복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본인의 기도와 뒤에서 기도하는 가족을 비롯한 중보기도자들 그리고 목사님들의 기도가 오늘의 놀라운 역사를 이루어냈다는 생각을 하며 앞으로 하나님께서 어디까지 역사하실지 자못 궁금해지기까지 했다.

김변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