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견디기 힘든 생활고 염려만 하다… 주께 모든 걸 내려놓고 평강 넘쳐

입력 2021-11-15 03:07

중학교에 들어갈 즈음 아버지가 사업실패에 중풍까지 맞아 한 순간에 집안이 흔들렸다. 어느 날부터 아버지는 일터에서 늦게 돌아오는 어머니를 의심하기 시작했고, 때리기까지 했다. 나는 ‘엄마, 이렇게 살려면 차라리 외가댁으로 가 계세요.’라고 했고, 결국 어머니는 짐을 싸 집을 나갔다. 아버지는 자포자기 상태가 되었고, 나는 학교 갈 차비와 점심 먹을 돈도 없었다. 어렵고 힘든 나날 속에 영양실조로 수시로 정신이 혼미해졌다. 어느 날 수업 중에 배가 너무 고파 연습장을 북북 찢어 입에 넣고 녹여 먹는데 너무 달았다. 하루를 견디기 힘들었지만 특별히 해결 방법이 없는 나는, 날마다 염려를 끌어안고 살았다.

중학교 졸업 무렵, 문득 1학년 때 복음을 들려준 선생님이 생각나 찾아갔고, 그 자리에서 복음을 들었다.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내게 전능자가 나를 사랑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셨다는 말씀은 내 심장을 뛰게 했고, 내 인생 전부를 하나님께 드리겠다는 마음으로 대학에 진학하며 한마음교회 기숙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가정형편은 여전했고, 학비해결과 집안 문제까지 짊어져야 했다. 하나님께선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라고 했지만, 명절에 고향으로 갈 차비가 당장 없으니 염려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핸드폰비가 연체되는 사소한 일부터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집안의 빚 문제들이 닥칠 때마다 신앙훈련을 하는데도 번번이 넘어졌다.

군대를 다녀와 마지막이란 각오로 다시 교회로 돌아왔다. 어느 날 교회에서 발행한 제자훈련교재를 읽다가 한 말씀 앞에 무릎을 꿇었다. 예수님의 못 자국에 손가락을 넣어보지 않고는 믿지 못하겠다던 도마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이 하신 말씀이 나를 강타했다. ‘도형아! 너도 내 옆구리에 손가락을 넣어봐야 믿겠니?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 나는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 앞에 섰다. ‘아! 내가 머리로만 알았지 정말 굴복하지 않았구나! 이분이 정말 나의 주인이시구나!’ 거부할 수 없는 부활의 표적 앞에 나는 도마처럼 ‘예수님은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라는 고백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왜 힘들었었는지 선명해졌다. 십자가 사랑에 감격하고, 부활을 통해 성경이 사실이고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도 알았지만,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고 내 힘으로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다. 나의 주인 되어 나를 책임져 준다고 하시는데도, 그 예수님을 믿지 않고 염려하는 너무나 악한 죄를 알게 되자 회개가 터졌다. 마음에 평강이 넘치니 담대하게 복음을 전했고, 오랜 아픔이었던 가족들도 온전히 주님께 맡겨드렸다.

지금 나는 교회 미디어팀에서 영상물 제작과 관리 일을 하고 있다. 복음이 담긴 영상을 통해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는 분들이 많이 나오고 힘들었던 분들이 벌떡 일어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감사만 나온다. 게다가 결혼도 허락하시고 귀여운 아이도 주셨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우리 가족의 아픔도 치유해 주셨다. 어머니께서 복음을 들으신 지 거의 20년 만에 교회에 나와 예수님을 영접하시고 그동안 돈을 좇아 염려만 하던 세월이 너무 아깝다고 하셨다. 미움과 원망의 대상이었던 아버지를 홀로 고향에 둘 수 없어 춘천으로 모시고 와 식사와 병 수발을 해 드리며 처음으로 ‘아버지 사랑해요!’라는 고백도 했다.

이제 내게 염려는 없다. 하나님이 내 아버지이고, 항상 나를 사랑하시기 때문이다. 이 땅에서 주님께서 맡기신 사명에 기쁘게 충성하며 천국을 향해 전력질주하는 삶을 살고 싶다.

김도형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