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가정에서 8개월 반 만에 2.2㎏의 미숙아로 태어나 2개월간 인큐베이터에 있었다. 그런데 한쪽 다리가 짧은 소아마비 증상에 눈은 사시여서 7살 때 수술대에 올랐다. 수시로 넘어져 학교에선 매일 양호실을 찾았고, 다들 걸어가는 소풍에 선생님 차를 타고 가는 등의 특혜를 받아 친구들의 미움 대상이 되었다. 매일 병신이란 놀림에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렵고 불안하고 공포까지 몰려왔다. 쌓이는 스트레스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피가 나도록 손톱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그렇게 손톱을 물어뜯어서 32년간 한 번도 손톱을 깎지 않았다.
급기야 방문을 닫아걸고 나오지 않자 보다 못한 부모님은 하나님과의 관계부터 회복해야 한다며 한마음교회에서 훈련받기를 권유했고, 살고 싶었던 나는 바로 한마음교회로 달려갔다. 환하게 웃어주는 목사님과 사모님, 성도들의 환대에도 나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목사님께서는 두려워하지 말라고, 함께 하면 된다고 격려해 주셨다. 교회 생활관 형제들이 반갑게 맞아주며 나를 위해 한 달 동안 기도하면서 기다렸다는 말에 눈물이 와락 쏟아졌다. 그때부터 교회공동체에 마음을 열고 평안을 찾으며 그렇게 하고 싶었던 운동도 즐겁게 함께 했다. 늘 주눅 들어 무기력했는데 예배시간에 받은 은혜도 자유롭게 나누는 기적이 내게 일어났다.
일꾼 형제가 ‘예수님을 어떻게 믿을 수 있지?’라고 묻는데 앞이 캄캄해졌다. 그러자 ‘예수님은 그냥 믿는 게 아니라 증거를 통해 믿는 것’이라며 사도행전 17장 31절을 보여 주었다. ‘죽은 자 가운데 다시 살리신 것으로 모든 사람에게 믿을 만한 증거를 주셨다’는 난생 처음 듣는 말씀에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로마서 14장의 ‘예수님께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이유가 나의 주인이 되어주시기 위함’이라는 말씀과 요한복음 16장의 ‘예수님을 믿지 않는 것이 죄’라는 말씀 앞에 내 실상이 비춰졌다. ‘예수님을 믿지 않고 내가 주인 되어 살았던 죄!’ 부활이 확증되니 그 죄가 선명히 보여 바로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영접했다.
대인기피증 등 모든 문제가 단숨에 해결된 기쁨을 억누를 수 없었다. 변한 모습에 놀란 부모님의 부탁으로 아버지가 시무하는 교회에서 간증을 했다. “저는 예수님을 믿지 않았습니다. 32년간 제가 주인 되어 살았습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고 제 맘대로 살던 저를 위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고 부활하셔서 저의 주인이 되셨습니다. 그 죄를 회개했습니다. 주인 되신 예수님 때문에 저는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됐습니다.” 너무나 담대한 복음 선포에 모두들 놀라며 감격을 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멋진 감격과 기쁨의 날이었다. 교회 형제들과 전철 안에서 예수님의 부활을 선포했고, 만나는 사람마다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한 달 동안 손톱을 기르면 용돈도 올려주고 핸드폰도 바꿔주신다던 어머니는 32년 만에 손톱 깎는 내 모습을 보고 펑펑 우셨다.
지금 나는, 노인복지센터에서 방문담당 사회복지사로 일한다. 30명이 넘는 어르신들과 대화를 하며 시간이 날 때마다 복음을 전한다. 올해 4월에는 나를 하나님의 선물이라 고백해 주는 천사 같은 자매를 만나 성도들의 축하 속에 행복한 가정도 이루었다.
무엇으로도 해결 되지 않았던 대인기피증으로 이 세상에서 살 이유를 찾지 못했던 나! 그런 나를 잊지 않으시고 살려주신 하나님! 새로운 피조물로 태어나게 해 주신 하나님의 참 뜻을 기억하며 오늘도 푯대를 향해 달려간다.
이진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