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중증환자 연일 최다 “2단계 전환 못할수도”

입력 2021-11-12 04:00
한 의료진이 11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 있는 ‘코로나19 병상 상황실’에서 병동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서울의료원은 코로나19 음압 병상 205개를 운영 중이며 현재 약 75%인 159개 병상을 가동 중이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473명으로 전날에 이어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윤성호 기자

코로나19 중증 환자와 확진자가 동시에 늘어나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병상이 빨리 채워지고 있다.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중단시키는 비상계획을 논의하기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유행이 지속해서 확산하는 경우에는 위드 코로나 2단계로의 전환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금 (확진자) 증가세면 2단계로 무난하게 가기 어려울 수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상황을 보면서 단계 전환이나 조치에 대한 부분들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민생의 어려움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거리두기를 완화하다 보니 1단계 완화 폭이 컸다”고도 했다.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473명으로 전날에 이어 최다 기록을 새로 썼다.

병상 가동률도 오름세다. 지난 6일 50.8%였던 중증 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나흘 만에 58.3%가 됐다. 수도권 상황이 특히 심각하다. 경기도와 서울의 중증 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전날 오후 5시 기준 각각 78.7%, 74.8%까지 높아졌다.

정부는 앞서 내린 행정명령을 통해 점차 병상이 확보될 것이라며 당장은 의료체계에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간 어느 정도 분리 운영된 수도권과 비수도권 병상을 통합 관리하겠다고 답했다. 수도권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정부가 가까운 비수도권 빈 병상에 환자를 배정한다는 구상이다.

현시점에서 이른 시일 내에 비상계획이 발동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벌써 비상계획 발동을 논의할 수준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어 “중증 환자 병상 1125개에 준중환자 병상 425개, 모두 1500병상 정도를 환자 치료 상태에 따라 유기적으로 운용하게 된다”며 500명 이상으로 위중증 환자가 늘어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방역 당국은 돌파감염 증가세를 고려해 전체 고령층 대상 추가접종(부스터샷) 간격을 단축하는 방안을 다음 주 중 결정할 계획이다. 60세 이상 고령층과 얀센 접종자 등 73만4000명이 부스터샷 접종을 마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화이자 백신 추가 접종 후 첫 사망 사례가 보고돼 당국이 인과성 조사에 착수했다.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위원회는 박병주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부원장을 위원장으로 해 12일 출범한다. 안전성위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과정에서 새로 출현한 이상반응과 접종 사이의 인과성을 따지는 데 필요한 과학적 근거를 수립하게 된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