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치 전문가인 문일현(사진) 정법대 교수는 11일 발표된 중국 공산당 19기 6중전회 결과에 대해 “시진핑 국가주석 1인 통치 체제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마무리됐다”고 평가했다. 문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의 업적을 길게 나열한 반면 덩샤오핑에 대한 평가는 매우 박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문 교수와의 일문일답.
-6중 전회 결과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2012년 18차 당대회 이후 시 주석이 이룬 업적을 장황하게 나열하고 있다는 점, 시 주석의 당내 지위를 확고하게 명시했다는 점이다. 시 주석을 당중앙의 핵심이자 전당의 핵심으로 명기한 것은 18기 6중 전회 때와 같다. 그러나 이번 19기 6중 전회가 새 지도부를 구성하는 20차 당대회 전 마지막 전체회의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의미가 달라진다. 19기 7중 전회는 당대회 의제와 일정 등을 결정하는 실무적 성격이 짙다.”
-향후 100년 목표로 ‘중국몽’이 언급됐다.
“6중 전회에서 향후 100년 중국 공산당이 추구할 목표로 중화민족의 부흥을 제시했다. 이는 시 주석이 강조하는 사회주의 현대화, 신인류문명창조와 연결된다. 이를 위한 방법론으로 공동부유를 처음 제시했다. 공동부유가 중국이 추구하는 최고 통치 목표가 된다는 의미로 읽힌다.”
-내년 20차 당대회 이후 예상되는 변화는.
“시 주석을 당중앙과 전당의 핵심으로 명기하면서 집중통일영도를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시진핑 1인 통치 체제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마무리됐음을 의미한다. 20차 당대회 이후 중국 공산당은 집단지도체제가 아닌 집중통일지도체제로 운용되고 당의 핵심인 시 주석이 통치한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한다.”
-역사 평가에서 과거와 달라진 부분은.
“덩샤오핑에 대한 각박한 평가가 눈에 띈다. 덩샤오핑의 억접을 장쩌민, 후진타오와 비슷한 양으로 기술했다. 마오쩌둥이나 시 주석과 비교하면 현저히 적다. 이는 공산당 내 일반적인 평가와는 결이 다르다. 덩샤오핑을 지지하는 쪽에선 그를 격하시켰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시 주석의 정상 외교가 재개될까.
“현재로선 중국의 방역 상황이 가장 큰 변수여서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서방 국가들은 시 주석의 ‘셀프 고립’을 더 큰 위협으로 여기기 때문에 중국도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내년에는 계기를 만들어 정상 외교를 재개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중국이 대만 문제에 있어 공세적으로 나오는데.
“양안 문제에 관한 중국의 태도는 지난달 국경절 연휴 때 전환점을 맞았다. 중국은 대만 상공에 어마어마한 병력을 투입해 무력 시위를 벌였다. 대만해협에서의 긴장 상태는 누그러지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더 고조돼 전쟁이 날지도 모를 일촉즉발의 위기로는 번지지 않을 것이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