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공언한대로 주식 매각… 10% 아닌 3%

입력 2021-11-12 04:06
사진=AP연합뉴스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 상당량을 팔지 네티즌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던 일론 머스크(사진) 최고경영자(CEO)가 50억 달러어치 주식을 매각했다고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머스크는 지난 8일 215만4572주 규모의 테슬라 보통주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주식으로 바꾼 뒤 이 중 93만4000주를 약 11억 달러(1조3000억원)에 팔았다. 스톡옵션 행사 가격은 주당 6.24달러였다. 이날 테슬라 종가(1067.95달러)와 비교하면 주당 차익이 1061.71달러(126만원)다.

머스크는 공시에서 “스톡옵션 행사와 관련된 원천징수 의무조항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식 매각 이유를 밝혔다. 8일 매각은 9월 중순에 계획한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머스크는 9일과 10일에도 테슬라 주식 360만주를 팔아 3일간 모두 450만주, 50억 달러(약 5조9210억원)어치를 처분했다.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지분의 3% 정도다.

머스크가 약속대로 보유 지분 10%를 매각한다면 앞으로 1700만주를 더 팔아야 한다. 남은 지분을 더 팔지, 판다면 언제 어떤 식으로 팔지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6일 트위터를 통해 “최근 미실현 이익이 조세회피 수단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테슬라 주식의 10%를 매각할 것을 제안한다. 지지하느냐”며 하루 동안 여론조사를 벌였다. 응답자 중 57.9%가 주식 매각에 찬성했다.

머스크는 주말에 실시한 트위터 설문조사 결과가 이번 주식 매각에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가 어떤 식으로든 응답 결과에 따르겠다고 공언한 만큼 주식을 추가로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 주식을 대규모로 매각할 때는 시장에 주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한꺼번에 팔기보다 쪼개 파는 게 일반적이다.

최대주주인 머스크의 보유 지분 대량 매각은 단기적으로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설문조사 이후 테슬라 주가는 8∼9일 이틀간 16% 이상 급락했다. 10일에는 장중 한때 987.31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반등하며 전일 대비 4.34% 상승으로 마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