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아라가야 고분서 5세기 중국 청자 발굴

입력 2021-11-12 04:07
아라가야의 고도인 경남 함안의 말이산고분군 75호분에서 최근 출토된 5세기 중국 청자 그릇. 아래 사진은 출토 당시의 모습이다. 문화재청 제공

가야 6국 가운데 하나인 아라가야의 고도 경남 함안의 말이산고분군에서 5세기 중국 청자가 나왔다. 가야 중심 권역에서 중국 청자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문화재청과 함안군은 경남연구원 역사문화센터가 발굴조사한 말이산고분군 75호분에서 중국 남조(南朝)에서 만든 연꽃무늬 청자그릇이 발굴됐다고 11일 밝혔다. 남조는 420년 동진이 망한 뒤 589년까지 중국 남쪽에 들어선 나라인 송·제·양·진을 뜻한다.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발견된 청자는 안쪽과 바깥쪽에 각각 연꽃잎 8개를 새겼으며 오목새김과 돋을새김을 모두 사용해 입체감이 느껴진다. 제작 시기는 각각 402년과 474년에 제작된 것으로 밝혀진 중국 출토품과 비교해 474년 전후로 봤다.

조사단은 “중국 장시성 홍주요(洪州窯)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며 중국 출토품과 견줘도 최상품”이라며 “국내 유물 중에는 천안 용원리고분군과 서울 풍납토성에서 수습한 청자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백제문화권과 가까운 남원 월산리고분군에서 중국제 계수호(鷄首壺·닭머리 모양 주둥이 항아리)가 나온 적은 있지만, 가야 중심 권역에서 중국 청자가 발견된 사례는 없다”고 덧붙였다.

조사단은 중국 역사서인 ‘남제서’(南齊書)의 ‘동남이열전’에 기록된, 남제에 사신을 파견해 조공하고 보국장군 본국왕 작위를 받았다는 가라국왕 하지(荷知)가 아라가야 왕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 고분에선 큰 칼 2점, 쇠창, 쇠도끼, 금동장식 화살통, 화살 등 무기와 말갑옷, 등자, 안장, 기꽂이 등 말갖춤, 50여점의 토기도 나왔다.

송세영 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