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이 11일 아랍에미리트전을 목전에 뒀다. 닷새 뒤 치를 이라크전까지 이번 두 경기는 내년 카타르월드컵 본선으로 가기 위한 반환점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황의조와 김영권 두 선수의 공백을 변명 삼지 않고 승리를 따내겠다고 다짐했다.
벤투 감독은 대표팀 측면수비수 이용과 함께 10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신터(NFC)에서 오전 훈련을 진행한 뒤 화상으로 경기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11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을 대비한 자리다. 현재 대표팀은 전체 10경기 중 4경기에서 2승 2무로 이란에 이어 A조 2위를 기록하고 있다. 3위 레바논과 승점 3점차다. 월드컵 본선행은 조 2위까지 주어진다.
전날 오후 늦게 손흥민과 김민재, 황인범이 합류하면서 소집명단에 오른 25명이 이날 첫 전체훈련을 했다. 당장 다음 날 경기가 있기 때문에 사실상 UAE전을 대비한 유일한 전체훈련 기회다. 벤투 감독은 “이전에도 상황은 비슷하긴 했지만 사실 훈련 한 번으로 모든 걸 준비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이게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이다. 변명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대표팀은 새로운 전략보다는 여태 잘해온 부분을 살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용은 “소집 때마다 우리가 잘하는 플레이, 상대가 잘하는 걸 못하게 하는 플레이 위주로 전술훈련을 한다. 이번에도 그런 훈련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는 “다만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몸 관리를 하는 데도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UAE는 최종예선 4경기에서 아직 승리 없이 3무 1패를 기록 중이다. 대표팀과 대결은 2015년 6월 친선경기가 마지막이다. 당시 대표팀은 염기훈과 이용재, 이정협의 골로 3대 0 완승했다. 다만 최종예선 패배가 조 1위인 이란에 0대 1로 진 게 유일한 만큼 그리 낮춰볼 상대가 아니다. 벤투 감독도 지난 1일 소집명단을 발표하며 상대 공격을 호평한 바 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가장 큰 이슈는 주전인 중앙공격수 황의조와 김영권의 공백이다. 다만 대표팀 오른쪽 풀백 주전인 이용은 함께 수비라인에 서던 김영권의 공백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영권이만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같이 뛰면)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지만, 다른 선수도 좋은 컨디션을 잘 유지하고 있다. 대체자원이 있어서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황의조의 빈 자리를 누가 메울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그는 “동일한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어떤 선수가 황의조를 대체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대표팀 측면에서 뛰어온 손흥민과 황희찬을 비롯해 황의조 대신 같은 자리에서 뛰어본 조규성, 새로 발탁된 김건희까지 벤투 감독의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새로 발탁한 김건희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벤투 감독은 “한 번의 훈련으로 (선수 평가에) 큰 변화가 있긴 어렵다. 소집하기 이전부터 해온 평가를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김건희는 오랜 시간 계속해서 관찰해왔다. 기술이 좋고 박스 안 수비라인 사이의 공간에서 좋은 움직임을 보인다는 걸 안다”면서 “어떻게 팀에 도움이 되게 할지 관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