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상황실장인 조응천(사진) 의원이 선대위 내에서 ‘레드팀’ 역할을 맡기로 했다. 레드팀이란 조직의 전략을 점검·보완하기 위해 조직 내 취약점을 발견하고 공격하는 역할을 하는 팀이다. ‘악마의 변호인’이라고도 불리는 레드팀은 상대방의 시각으로 자기 조직의 허점에 선의의 비판을 쏟아내는 기능을 한다.
선대위 관계자는 10일 “조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민주당과 거리를 두고 사안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인물”이라며 “민주당 정책이나 논리의 취약점을 발견하고 야권의 관점에서 어떤 취약점이 있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레드팀 역할을 담당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박근혜정부 청와대에서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기 때문에 민주당 소속이면서도 보수 진영의 논리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내에서는 검찰 개혁, 언론중재법 등 여러 민감한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하지 않아 ‘미스터 쓴소리’ ‘소신파’로 불린다.
최근 조 의원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두고 “법률가 출신으로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이재명 대선 후보의) 배임이 될 수 없는 것”이라며 이 후보를 적극 두둔한 바 있다.
레드팀은 조 의원을 포함해 3~4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 후보의 주요 공약과 메시지, 전략의 취약성을 분석하고 보완점을 마련하는 임무를 맡게 됐다.
당 지도부에선 선대위 출범 전부터 레드팀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동학 최고위원은 지난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진짜 필요한 팀은 조직 내 꼭 필요한 반대 목소리를 내주는 레드팀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조 의원과 함께 선대위 공동상황실장인 김영진 진성준 고민정 의원의 역할도 주목된다. 이 후보와 오래 호흡을 맞춰온 김 의원은 총괄 역할로 선대위를 지휘한다. ‘전략통’인 진 의원은 을지로위원장을 겸임하면서 각종 민생 현안에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고 의원은 높은 인지도를 앞세워 전국 강연을 통해 이 후보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