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이 회개운동 앞장, 교회 회복·부흥 견인하는 역할하겠다”

입력 2021-11-11 03:04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강학근 총회장이 지난 9월 경남 김해 김해중앙교회에서 열린 제71회 총회에서 총회장 선출 뒤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고신총회 제공

1951년 8월 26일 주일 새벽 4시30분 한상동 목사가 예배를 인도함으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1호 교회가 설립됐다. 그 교회가 대구 서문로교회다. 이후 서문로교회를 중심으로 노회가 만들어졌고, 이듬해 고신 총회가 설립됐다. 서문로교회는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총회는 내년 70주년을 맞이한다.

서문로교회 담임이자 이번 회기 예장고신 총회장에 추대된 강학근(66) 목사는 “교회와 총회가 70주년을 맞이하는 이 시기에 하나님께서 총회장으로 섬길 수 있게 하신 것에는 뭔가 그분의 메시지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창기 신앙 선배들의 발자취를 회고하면서 우리가 부족했던 부분을 회개하고 회복하며 전진하는 고신이 되도록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대구 중구 서문로교회에서 만난 강 총회장은 고신 총회 설립 70주년이 고신 교회가 다시 세상의 빛으로 나아가는 원년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강 총회장은 “초창기 고신 교회는 모이면 말씀 듣고 기도하고 회개했다. 교회를 우리 집이라 부를 만큼 삶에 깊숙이 녹아 있었다”며 “우린 좋은 전통과 신앙을 가진 아름다운 교회다. 70주년을 맞이하면서 아름다운 신앙의 전통을 회복하고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총회장은 무엇보다 예배의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 탓에 처음으로 현장예배 대신 온라인 예배를 드렸다. 몸살이 날 만큼 이 결정을 하기가 힘들었다. 첫 주일예배를 울면서 드렸던 것 같다”며 “그런데 이렇게 예배드리는 게 오래 지속되다 보니 마치 온라인 예배가 더 좋은 것처럼 여겨지는 것 같더라. 이게 정말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예배일까.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한국교회는 물량주의, 인본주의로 흘러갔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렇게 사회의 지탄의 대상이 돼 버렸다. 예배의 회복과 더불어 회개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전했다.

강 총회장은 회복 운동의 첫 단추로 새벽기도를 떠올렸다. 70주년에 맞춰 70일 특별 새벽기도회를 교단 전 교회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각 지역 순회 설명회도 마다하지 않았다. 강 총회장은 “초창기 뜨거웠던 모습들이 지금에선 너무나 쇠약해져 있음을 느낀다. 우리가 회복하는 길은 뭘까 고민하다 교단 창립 70년이니 70일 기도회로 전 교회가 함께해보자 생각했다”며 “부총회장으로 섬기며 기도하던 중 우리 고신의 귀한 믿음의 유산인 새벽기도를 다시 회복해야겠단 생각을 주셨다”고 말했다.

첫 테이프는 서문로교회가 끊었다. 서문로교회는 지난 8월 16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70일 새벽기도를 진행했다. 예장고신의 다른 교회들은 부활주일인 4월 17일에 맞춰 내년 2월 7일부터 70일간 진행하기로 했다. 큰 주제는 이번 회기 주제이기도 한 ‘교회, 다시 세상의 빛으로’다. 부제는 ‘회개, 회복, 정진’이다.

강 총회장은 “먼저 고신이 새벽에 한국교회를 짊어지고 기도함으로써 한국교회에 회개와 회복의 운동이 일어났으면 한다”며 “고신에서 시작한 회개운동이 한국교회 회복으로, 그리고 한국교회 부흥운동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 총회장이 회개와 회복 못지않게 품고 있는 키워드는 ‘다음세대’와 ‘미자립교회’다. 고신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다음세대에 대한 투자와 미자립교회에 대한 지원이 필수라는 생각이다. 대구·경북지역 학생신앙운동(SFC) 간사 출신인 강 총회장은 교단 내 교회학교가 수년 내 사라질 수 있다는 발표, 4% 미만의 대학교 복음화 통계 등에 주목한다. 그는 “다음세대는 우리 총회 100주년 주역들이 될 친구들”이라며 “이들이 지금 하나님을 만나지 못하면 100주년은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 자녀들이 선배들이 만난 하나님을 만날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강 총회장은 부총회장으로 있던 지난해 고신총회 70주년준비위원회를 이끌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고신교회 미래에 대해 고민해왔다. 교회의 남은 재정 10%를 미자립교회를 돕는 일에 사용하자는 운동을 펼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야말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라는 게 강 총회장의 생각이다.

강 총회장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도시 작은 교회, 농어촌 작은 교회일수록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고신의 모든 교회가 함께 이 아픔을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한국교회가 많이 위축됐다. 그럼에도 합심해 다시 일어나 세상의 빛으로 섰으면 한다”며 “어느 곳에서도 보일 수 있는 산 위의 동네, 어두운 시대 빛을 발하는 교회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밖에 강 총회장은 한국교회 연합에도 힘쓸 계획이다. 그는 “교단과 교단의 연합도 대단히 중요한 때”라며 “기존 한국교회총연합 중심의 연합활동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각 교단이 어떤 세를 형성하기보다 영적인 교류를 통해 국가에 바른 소리를 낼 수 있는 그런 부분들을 함께 가꿔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