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경 보듯… 아시아 기독교 역사 읽어요”

입력 2021-11-10 03:06
18세기 영국의 존 세넥스가 제작한 동아시아 고지도. 국민일보DB

한국은 선교 강국이다. 아시아만 해도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지에 1만여명의 선교사를 파송해 복음을 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아직 아시아 기독교 역사를 잘 모른다. 끓어오르는 선교 열정에도 불구하고 선교사들은 아시아 기독교사를 제대로 공부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일단 선교지로 떠나야 했다.

도서출판 대장간은 ‘잊혀진 우리 이야기, 아시아 기독교 역사’를 출간했다고 9일 밝혔다. 한국교회에 의해 쓰인 본격 아시아 기독교사 개론서로 부를 만하다. 역사학을 전공한 김흥수 목원대 명예교수와 안교성 장로회신학대 교수가 대표 편집을 맡았다. 책은 2011년 창립한 아시아기독교사학회 회원들의 국가별 논문으로 작성됐다. 아시아기독교사학회는 13일 경기도 안양대 HK+ 대강의실에서 창립 1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온·오프라인으로 병행해 개최한다.

'잊혀진 우리 이야기, 아시아 기독교 역사'의 표지.

김 교수는 아시아기독교사학회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이번 책의 서론을 통해 아시아적 관점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아시아 사람으로서 자국 기독교사를 주제로 가장 먼저 박사학위 논문을 쓴 사람은 백낙준 연세대 총장”이라며 “그가 ‘한국개신교사:1832-1910’ 논문을 미국 예일대에 제출한 해는 1927년”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 별세한 이장식 한신대 명예교수의 ‘아시아고대기독교사’와 새뮤얼 모펫 선교사의 ‘아시아기독교회사 Ⅰ·Ⅱ’ 등도 체계적인 전작들로 꼽았다.

중국 선교사를 역임한 김병태 성화감리교회 목사가 중국 고대 기독교사와 근현대 개신교 역사를, 서정민 일본 메이지가쿠인대 교수가 일본 기독교의 수용과 배제의 역사에 관해 썼다. 인도네시아 선교사를 지낸 김영동 장신대 교수가 5가지 국가철학을 말하는 ‘판차실라’의 인도네시아 기독교를, 염신승 태국 파얍대 신학대학 교수가 뿌리 깊은 불교 나라인 태국에서의 복음 전도와 확산을 기고했다.

이밖에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등의 인도차이나 반도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지의 남아시아, 그리고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몽골 등 중앙아시아 총 17개국의 기독교사를 담고 있다.

공동편집을 맡은 안 교수는 “아시아 각국의 기독교 역사 자체가 다양하기에 책은 마치 만화경을 보는 듯하다”면서 “부분을 보면 혼란스럽지만 전체를 보면 황홀한 만화경을 통해 주님의 솜씨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