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동화 추세가 빨라지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과 자동차 업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연평균 8% 수준으로 느는 데다, 반도체 공급난이 내후년까지 이어진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중장기적 시각에서 차량용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3분기 완성차 업계 실적은 차량용 반도체에 좌우됐다.
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계는 3분기에 자동차 76만1975대를 생산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9% 감소한 수치다. 지난달의 경우 쌍용차와 한국지엠 생산량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3.1%, 78.1% 줄어드는 동안 르노삼성은 54.3% 늘었다. 르노그룹에서 ‘부품 우선 공급정책’ 지원을 받은 덕이다. 반도체를 비교적 원활하게 공급한 업체들은 선방한 실적을 거둔 것이다.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3분기까지 생산량은 2019년 대비 14.0% 줄어 30%안팎의 감소세를 보인 경쟁업체보다 양호했다. 공급망 관리를 강화한 도요타는 코로나19 전과 비교해 생산량이 10% 감소, 지난해와 견주면 13.1% 늘었다.
그러나, 터널은 끝나지 않았다. 반도체 공급난이 짧으면 내년 상반기, 길어지면 2023년까지 계속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동차 생산 예측업체 ‘오토포캐스트 솔루션’은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올해 글로벌 생산 차질규모를 1015만대 수준으로 예상했다. 조민욱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자체기술 확보 및 협력대상 탐색 등에 나서는 건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공급망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폭넓게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