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서 8일 뜬금없이 ‘하이에나·파리떼 감별’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대선 후보 주변에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던 것이 단초가 됐다. 이에 대해 일찌감치 윤 후보를 돕기 시작했던 윤석열 캠프 내에서 “내가 하이에나냐”는 반발이 터져 나온 것이다. 선거대책위원회 구성과 그 주도권을 놓고 캠프와 당 사이의 파워게임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경선캠프에서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던 김영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에게 하나만 묻겠다”며 “나는 파리떼인가, 하이에나인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제 아이와 며느리, 곧 가족이 될 사위에게 혈통을 알려줘야 한다”며 “윤석열 캠프에 파리떼가 모이고 하이에나가 우글거린다고 하니 옷깃을 여미고 저 자신을 돌아본다”고 비꼬았다. 김 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민주당 국회의원,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여권 출신 인사다. 민주당에서 4선 고지를 밟았지만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고, 2018년 지방선거 이후 미래통합당으로 적을 옮겼다.
하이에나, 파리떼 논란은 이 대표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언론 인터뷰에서 “저는 (윤 후보 주변의) 하이에나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파리떼를 언급했다”며 “(윤 후보는) 전현직 당대표가 어느 지점에서 우려를 가졌는지 잘 전달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윤 후보 입당 직후인 지난 8월 “후보들 곁에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밝고 긍정적인 멧돼지와 미어캣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전 위원장 역시 9월에 “파리떼에 둘러싸여 5개월 동안 헤맨 것이 윤 전 총장의 현주소”라고 쓴소리를 했었다.
당 안팎에서는 이권을 목적으로 윤 후보 캠프에 몰려든 인사들을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 대표 발언을 받아들이는 시각이 많다. 특히 윤 후보 캠프가 비대해 의사소통 및 의견 조율이 원만하지 않다는 얘기는 그간 자주 나왔다. 김 전 위원장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캠프에는 후보가 대통령 되면 덕 보지 않을까 하는 ‘자리 사냥꾼’들만 모이게 돼 있다”며 “그런 사람들을 제대로 선별 못하면 당선에도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당선이 된다 해도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이날 4선의 권성동 의원을 후보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며 선대위 구성 작업에 착수했다. 윤 후보는 의원총회에서 “(의원) 여러분께서 한 분도 빠짐없이 선대위에 참여해 달라”며 ‘용광로 선대위’ 구성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선대위 핵심 보직을 놓고 주도권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는 게 당내 중론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향후 공천 등 한자리를 바라고 윤 후보에게 몰려든 사람들이 많다”며 “능력은 따라주지 않는데 과도한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이 많으면 항상 잡음이 나게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문동성 손재호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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