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옆 송영길, 尹 옆 이준석, 청년 시선 어디로 가겠나”

입력 2021-11-09 00:0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송영길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 도중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위쪽 사진).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가 ‘대선 비책’을 상징하는 비단주머니 2개를 선물하자 윤석열 대선 후보가 이를 받아든 채 감사의 뜻을 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최종학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일각에서 선대위 결정에 대한 불만이 조금씩 표출되기 시작했다. 민주당 선대위가 이재명 후보의 대선 승리보다는 ‘당 세일즈’에 이 후보를 동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다.

민주당 선대위 고위 관계자는 8일 “선대위가 구성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제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주일에 몇 번씩 선대위 회의에 이 후보가 참석하는데, 솔직히 말해 송영길(대표) 옆에 앉은 이재명과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옆에 앉아 있는 윤석열 중 누구에게 더 청년들의 시선이 쏠리겠느냐”며 “완전히 하늘과 땅 차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지도부나 선대위원장들 입장에서는 대통령 후보가 회의에 참석해주는 게 좋겠지만 우리 입장에선 완전히 다른 얘기”라며 “오늘처럼 비 오는 날 아침에는 이 후보가 냉해가 우려되는 수도권 농가를 찾아가거나, 하다못해 지하철역에서 우의를 입고 출근 인사를 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의 한 의원도 “정권교체 지지율이 60%에 육박하고, 당 지지율은 바닥을 찍고 있는 상황에서 이 후보가 민주당과 일체가 되는 모습은 선거에 절대 유리하지 않다”며 “후보는 후보대로 아침부터 바짝 일정을 챙기고, 당은 국회에서 정책 이슈로 후보를 받쳐줘야 할 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이 후보 측 인식에는 당 지지율 하락세에 대한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보다 무서운 것은 급락한 당 지지율”이라며 “당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으면 결국은 후보의 인물론으로만 돌파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선대위 구성 및 역할을 놓고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공동총괄본부장만 6명인데 누가 일을 하려고 하겠느냐”며 “본부별로 지침을 내려줘야 밀물처럼 일이 진행되는데 아직 전체 실무본부장 회의도 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야당보다 5주 일찍 후보를 뽑아놨는데 후보를 먼저 선출한 효과를 하나도 누리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선대위 최고위급 관계자는 “의원 그룹보다 말단 조직의 이질감이 더 큰 문제”라며 “이번처럼 캠프 내 화학적 결합이 늦어지는 것은 2007년 대선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윤 후보를 향해 “누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지 진지하게 논의하는 장을 만들어 달라”며 주 1회 1대 1 회동 및 정책토론을 제안했다. 윤 후보는 “한번 생각해 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최승욱 박재현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