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6년 만에 KS냐 vs 7년 연속 KS냐 두산

입력 2021-11-09 04:08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로 가는 마지막 길목에서 격돌한다. 두 팀이 가을야구에서 만나는 건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두고 경쟁했던 2015년 이후 6년 만이다. 두산은 사상 첫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도전한다. 삼성은 2015년 패배의 설욕에 나선다.

두산과 삼성은 9일 오후 6시 30분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KBO리그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치른다. 이번 PO는 사상 처음으로 3전 2선승제로 열린다. 기존에는 5전 3선승제로 열렸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와 도쿄올림픽 일정 등의 영향으로 3전 2선승제가 됐다.

올해 PO가 준PO와 동일하게 2선승제로 진행되는 만큼 1차전에서 승리하는 쪽이 전체 승부에서 우위를 가져갈 확률이 높다. 올해를 포함해 2선승제로 진행된 18차례 준PO에서는 1차전 승리 팀이 모두 시리즈를 가져갔다. 5전 3선승제로 진행된 PO 기준으로 보더라도 1차전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경우는 33번 중 27번에 달한다.

1차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삼성과 두산은 1차전 선발투수로 데이비드 뷰캐넌과 최원준을 각각 예고했다. 두 팀이 꺼낼 수 있는 최상의 카드다. 뷰캐넌은 올 정규시즌 16승 5패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하며 에릭 요키시(키움)와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최원준은 올 시즌 12승 4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했다. 특히 최원준은 올 시즌 삼성과 4경기에 나와 3승을 거둘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뷰캐넌은 지난해 두산을 상대로 2경기에 나와 2승을 거두는 등 성적이 좋았으나, 올해는 1승 1패 평균자책은 9.00으로 부진했다.

2015년 한국시리즈에선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뒤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5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 삼성이 두산에 패배했다. 두산은 삼성을 꺾고 우승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꽃길’을 걸었고 삼성은 2016년부터 가을야구 그라운드를 한 번도 밟지 못했다.

삼성 입장에서는 6년 전의 패배를 설욕할 기회를 잡았다. 현 상황만 보면 삼성이 우위에 있다. 삼성은 뷰캐넌 백정현 원태인 등 올 시즌 10승 이상을 찍은 선수가 3명이나 된다. 마무리 오승환 등 불펜진도 강하다. 포스트시즌 기간 키움과 2경기, LG와 3경기를 치른 두산보다 체력적으로 앞선다.

두산은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포스트 시즌을 치르느라 선발진이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불펜진의 과부하도 걱정된다. 다만 타선이 불을 뿜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두산은 지난 2일 키움과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 선발 전원 득점을 기록하며 16대 8로 대승을 거뒀고 7일 LG와 준PO 경기에서도 15안타를 폭발시키며 10대 3으로 승리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두산은 조직력이 좋고 선수들이 7년간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노하우가 가장 큰 자산인데, 우리도 그 경험에 상응하는 준비를 해왔다”며 “모든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삼성 주장 박해민은 “두산이 분위기가 좋다”면서도 “우리 팀도 분위기가 좋기 때문에 멋진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