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조치 시행 이후 사회 곳곳에서 긴장 이완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식당 및 카페 영업시간 제한 철폐와 스포츠 관중 허용 등으로 밤거리와 경기장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드디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구속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에 자유를 만끽하고 싶을 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년 가까이 하고 싶어도 못했으니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흥청망청 놀고 마시라고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 게 아니다. 위드 코로나를 ‘억눌린 욕구 분출’로 잘못 해석한 나머지 본인은 물론 남에게까지 피해를 입히는 일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음주운전 단속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게 그 방증이다. 경찰청이 위드 코로나 시행 첫 주인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음주운전 단속을 실시한 결과 총 2844건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면허 정지 수준은 753건에 불과한 반면 면허 취소 수준은 전체 단속 건수의 73.5%인 2091건에 달했다.
위드 코로나 첫 주 하루 평균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406건으로, 올해 1~9월 말의 하루 평균 단속 건수 309건에 비해 100건가량 폭증했다. 단속이 강화된 측면도 없지 않으나 위드 코로나 해방감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이 둔감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윤창호법을 만드는 등 처벌이 강화돼도 별 효과가 없다. 곧 연말연시다. 앞으로 술자리가 더 많아질 텐데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내년 1월 31일까지 음주운전 집중 단속을 펴기로 한 경찰 조치는 당연하다.
음주운전뿐 아니라 감염병예방법, 식품위생법, 음악산업법 위반 사례도 덩달아 증가했다고 한다. 이제 겨우 일상으로 되돌아가기 위한 첫걸음을 뗐을 뿐인데 이런 일이 자꾸 반복될 경우 완전한 일상 회복은 더 멀어진다. 위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면 모든 사회 구성원의 절제가 절실하다.
[사설] 음주운전 급증… 이러려고 위드 코로나 한 게 아니다
입력 2021-11-09 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