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석포제련소 아연로(爐)의 불이 꺼졌다. 1970년 공장 가동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석포제련소는 8일 오전 0시를 기해 10일간 제련소 조업을 전면 중단했다. 경북도가 물 환경보전법 위반을 이유로 석포제련소에 내린 조업정지 20일 처분 중 절반인 10일은 유효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최근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풍 석포제련소는 조업 정지와 함께 그동안의 과오를 깨끗이 털어내고 글로벌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의지를 다지는 자리도 마련했다. 8일 오전 8시 직원 300여명이 1공장 정문 앞에서 ‘선진도약 선서식’을 갖고 노사가 함께 단결과 극복, 혁신과 발전을 위한 의지를 다졌다.
석포제련소는 조업정지로 인한 피해가 임직원과 협력업체에 전가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조업정지 기간 중 전 직원이 정상 출근한다. 근무를 하지 못해 임금이 삭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협력업체 직원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조업정지 기간 중 각 공정 별로 향후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보수 및 환경개선 작업을 진행한다. 10일부터 12일에는 외부강사 초빙 특별환경·안전교육을 통해 전 직원의 환경·안전 의식을 강화한다.
석포제련소는 이번 조업정지 처분과 별개로 낙동강 유역의 ‘수질오염 제로(0)’ 실현을 위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집수로 개선 등은 이미 완료 했고, 공정사용수(폐수) 무방류 시스템을 본격 가동 중이다. 지난 8월부터는 ‘지하수 차집시설’을 설치 중이다. 현재까지 집행한 600여억원을 포함해 향후 2~3년 안에 수질 개선 분야에 약 2600억원을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박영민 영풍 석포제련소장은 “창사 이래 처음 맞는 조업정지 10일 처분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잠시 작업을 멈추고 되돌아보며 새 출발하는 계기로 삼아 글로벌 친환경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영풍은 석포제련소의 10일간 조업 중단으로 약 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석포제련소는 연간 121만t의 아연을 생산한다. 세계시장 점유율 9.2%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봉화=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