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암 발병 피해 익산 장점마을 점차 안정 회복

입력 2021-11-08 04:08
익산 장점마을 주민복지센터 개관식에서 참석자들이 축하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익산시 제공

집단 암 발병 피해를 입은 전북 익산 장점마을이 서서히 일상을 되찾아가고 있다. 천연기념물 수달이 개울에서 발견된데 이어 복지센터도 문을 열어 마을이 큰 상처를 딛고 친환경 생태마을로 거듭나고 있는 모습이다.

7일 익산시에 따르면 함라면 장점마을에 주민복지센터가 지난 5일 문을 열었다. 전북도와 익산시가 주민들의 치유와 회복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모두 18억원을 들여 건립했다. 500㎡의 부지에 지상 2층 규모로 다목적실·주민교육실·공동생활 홈·식당 등을 갖췄다.

앞서 4일에는 마을 농수로로 활용되는 도랑에서 수달 4마리가 발견됐다. 주민 김현구씨가 찍은 사진을 본 지역생태연구가 유칠선씨는 사진 속 동물이 천연기념물 330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수달임을 확인했다. 김씨는 “암 발병 마을이라는 오명 대신 맑고 깨끗했던 원래의 모습을 하루빨리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에는 장점마을 백서가 만들어졌다. 백서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20년 동안 환경부의 역학조사 과정과 결과, 주민들의 원인규명 활동 등을 담았다.

익산시는 장점마을 후속대책으로 모두 166억7400만원을 투입해 3개 분야 12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점마을에서는 2001년 인근에 비료공장이 생긴 후 주민 17명이 각종 암으로 숨졌고, 10여명이 투병 중이다. 2019년 환경부 역학 조사 결과 암 집단 발병의 원인은 비료공장에서 퇴비를 만들며 불법적으로 쓴 담뱃잎 찌꺼기로 밝혀졌다. 비료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비료공장 대표는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익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