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 ‘최악’ 상황 면케 해주는 산소발생기 지원에 적극 동참을…”

입력 2021-11-08 03:05
강대흥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사무총장, 방도호 선교사, 황량곤 선교사, 김충환 예장합신 세계선교회 총무, 정용구 미래한국선교개발센터장(왼쪽부터)이 지난달 26일 서울 동작구 KWMA 대회의실에서 산소발생기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대담하고 있다. 신석현 인턴기자

< 참석자 >
강대흥 KWMA 사무총장
정용구 미래한국선교개발센터장
방도호 선교사
황량곤 선교사
김충환 예장합신 세계선교회 총무

팬데믹 상황이 2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위드 코로나’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지만, 의료시설이 열악한 국가들의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 선교지를 지키는 선교사들도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에 따르면 지난 4일 현재 코로나19로 사망한 선교사는 36명이다.

KWMA는 선교지의 선교사와 한인, 현지인들을 위해 의료용 산소발생기를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국민일보를 비롯해 한국교단선교실무자대표협의회(한교선) 세계선교동역네트워크 한국위기관리재단 미션펀드 이포넷 CTS기독교TV 한국교회봉사단 한인세계선교사회(KWMF) 등이 동참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동작구 KWMA 대회의실에선 관계자들이 모여 산소발생기 지원의 필요성을 이야기했고 추수감사주일을 맞아 한국교회의 동참을 호소했다. 강대흥 KWMA 사무총장, 정용구 KWMA 미래한국선교개발센터장,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파송 선교사인 방도호 KWMF 공동회장, 필리핀 세계선교사회장인 예장통합 세계선교부(PCK) 소속 황량곤 선교사, 한교선 서기인 예장합신 세계선교회 김충환 총무가 참석했다.

-산소발생기 지원을 간략히 설명해달라.

△강대흥 사무총장=현장에서 선교사님들이 코로나19로 돌아가신다는 게 실감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모스크바에서는 같은 시기 두 명의 한국인 선교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산소발생기가 한 대뿐이라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지난 4월 인도에서 확진자가 폭증할 때 현지 선교사들은 한국에 산소발생기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그때 KWMA가 외교부에 외교 행랑을 제안했고 무사히 인도에 산소발생기를 제공했습니다.

△정용구 센터장=코로나19 상황에서 시급히 필요한 게 산소발생기라는 걸 알게 됐고 국내외 선교단체와 교단 등이 힘을 모았습니다. 한국교회와 성도, 선교계가 힘을 모아 선교사를 위해 일한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강 총장=작은 교단이나 단체, 독립적으로 사역하는 선교사는 도움을 받기 어려워요. 소속에 상관없이 함께 돕고 누구나 도움받을 수 있다는 데 공감해 산소발생기 지원에 나섰습니다.

-산소발생기의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요.

△황량곤 선교사=선교지 상황을 유추해 보면 최근 4개월 새 필리핀에 계신 한국인 선교사 8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습니다. 한 선교사는 산소발생기를 구하지 못해 증상이 심해져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이후 몸이 안 좋아져 한국에 들어왔는데 일주일 만에 돌아가셨어요. 지금 필리핀 병원은 환자로 넘쳐나 입원할 수도 없어 산소발생기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마닐라 근교의 한 섬에선 교회 교인들이 코로나19로 많이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1만원도 안 되는 산소포화도 검사지로 검사하고 산소발생기로 치료했다면 최악의 상황은 면했을 거로 생각합니다.

-함께하는 단체들은 어떤 역할을 하나요. 진행 상황과 함께 알려주십시오.

△정 센터장=12개 단체가 자신들의 이름을 버리고 연합 사역에 동참했습니다. 의료자문단도 꾸렸습니다. 함께 일하다 보니 더디기는 하지만 각자 위치에서 역할을 하는 만큼 파급력은 극대화될 거라 봅니다. 감사한 건 킴넷을 통해 미국 한인 동포들이 모금을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후원을 약속한 교회들도 있습니다. 이포넷의 체리와 미션펀드는 온라인 모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 총무=한선교 실무자들도 선교사와 선교지를 위해 도움을 주기로 했습니다. 교단 선교부는 추수감사주일부터 성탄절까지 힘을 모으기로 했고요. KWMA에 바라는 건 특정 선교지에 중복으로 지원되지 않도록 잘 배분해 주셨으면 합니다.

△방 공동대표=선교사는 선교지에서 사실상 독립군입니다. 소속 없는 선교사 현황 등을 파악 중입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한국교회 동참을 유도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김 총무= 위드 코로나가 되면서 코로나19 상황이 끝난 게 아니냐는 말을 실제로 들었어요. 그런데 선교지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방 공동대표=맞습니다. 위드 코로나란 말은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심각한 현지 선교사들에겐 위협적으로 느껴집니다.

△황 선교사=백신을 맞고도 돌파 감염이 생기는데 가난한 나라에선 백신조차 못 맞아요. 산소발생기가 절실한 이유입니다.

-어떻게 진행되기를 바라나요.

△김 총무=선교사들 사이에도 부익부 빈익빈이 있습니다. 교단 교회 단체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흘러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KWMA가 네트워크를 조직하고 선교지 거점 지역에 산소발생기를 배치해 놓고, 필요한 선교사와 한인, 현지인들이 사용했으면 합니다.

-한국교회와 선교사님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강 총장=KWMA 회원 단체에 속한 선교사님은 2만2800명, 개교회 파송까지 합하면 2만8000명 정도 됩니다. 모두 귀한 한국 선교사님들입니다. 그들이 더 외롭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힘들어도 기도하는 한국교회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세요.

△정 센터장=팬데믹이 길어지면서 모금에 대한 피로감도 큽니다. 그러나 추수감사주일을 앞두고 산소발생기 지원에 동참해 주신다면 한국 선교사들이 많은 위로와 격려가 될 것 같습니다.

정리=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