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 논란이 유통·외식업계로 번졌다. 순대 등을 제조하는 400억원 규모의 중소업체가 제조시설을 비위생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내부 고발 이후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납품받은 걸로 언급된 기업들은 회수·환불 조치를 하거나 현재 거래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에선 고발 영상과 달리 천장의 응결수,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의무 준수 위반만 적발됐다(사진).
4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비위생적인 제조시설 관리로 논란에 휩싸인 진성푸드의 거래업체 목록이 공유되고 있다. 식약처 조사 결과 회수 조치된 제품을 유통한 기업뿐 아니라 다수의 유통·외식업체가 포함됐다.
이마트의 경우 노브랜드 순대 제품 중 일부가 진성푸드에서 납품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한 달여 전부터 진성푸드와 거래를 중단했고, 현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제품 회수와 환불을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를 선정하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은 제품 회수 조치에 들어갔다. 다만 직접 거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직접 납품을 받았다기보다 떡볶이 회사의 중간 원재료로 진성푸드 제품이 포함됐다. 판매 비중이 크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온라인에 공유되는 납품업체 목록이 정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목록은 진성푸드 홈페이지에 게재된 연혁에서 발췌된 것이다. 거래업체 가운데 한 달여 전부터 계약을 종료한 곳이 적잖다. 롯데마트의 경우 거래 이력이 없다. 아워홈, CJ프레시웨이 등과는 지난달에 거래 종료됐다. 자연별곡 등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이랜드이츠는 지난해 말 진성푸드와 거래를 종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식업체 스쿨푸드는 2018년 5월 거래를 끝냈다.
이번 논란은 KBS가 지난 2일 진성푸드 공장 내부의 비위생적인 관리를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진성푸드 측은 즉각 사과하면서도 “악의적 제보”라고 반박했다. 진성푸드는 반론보도청구 소송, 악의적인 목적의 제보자에 대한 형사소송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식약처는 지난 2~3일 충북 음성군 진성푸드 공장의 위생을 점검하고, 3일 긴급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일부 청결관리 미흡과 알레르기 유발 성분 표시의무 위반이 적발됐다. 순대 충진실 천장에 응결수가 맺힌 것이 위생문제로 지적됐다. 식약처는 15개 업체의 39개 제품에 대해 판매 중단과 회수 조치를 했다. 회수대상은 유통기한이 2021년 11월 3일부터 2022년 11월 1일 사이에 기재된 제품으로 ‘알레르기 유발물질 미표시’가 사유다.
문수정 정신영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