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한한 딘 가필드 넷플릭스 수석 부사장이 4일 콘텐츠 전송은 통신 사업자의 몫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국내 인터넷망에 대한 ‘무임승차’ 논란에 대해 끝내 버티기에 돌입하겠다는 뜻으로 실망스러운 처사다. 세계적 흥행작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보기 위해 시청자가 인터넷에 접속하면 트래픽이 발생한다. 인터넷망 사용자는 트래픽 폭증을 감당하기 위해 망 증설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글로벌 1위 업체인 넷플릭스는 국내 통신업체에 망 사용료를 전혀 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 소송을 벌이고 있다. 넷플릭스가 1심에서 패소했으나 망 사용료 협상에 응하지 않자 SK브로드밴드가 반소를 제기한 상태다. 이 회사의 최근 3년간 인터넷 증설 비용은 업계 추산 700억~1000억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글로벌 플랫폼은 그 규모에 걸맞게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는 넷플릭스 같은 대형 콘텐츠제공사업자의 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기 위한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상황이 심상치 않게 전개되자 넷플릭스 수석 부사장이 방한해 지난 2~3일 정관계 인사를 만나 설득 작업을 한 데 이어 이날 미디어 행사도 주최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콘텐츠제공사업자들은 망 사용료로 많게는 연간 수백억원을 내고 있다. 넷플릭스만 예외로 남겨두면 국내 사업자들은 역차별을 받는 셈이다. 이날 한국 시장에 상륙한 글로벌 OTT 애플TV+와 12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는 디즈니+역시 국내 통신망에 사용료를 간접적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넷플릭스가 안 내고 버티기에 돌입하는 것은 다른 OTT와의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 넷플릭스는 해외 어느 곳에서도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미국 프랑스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냈으며 이와 관련한 현지 매체의 보도가 있었다. 넷플릭스는 한국이 제작한 오징어 게임으로 막대한 수익을 거뒀다. 한국 시장과 국민에 대한 존중 차원에서라도 글로벌 선두 기업의 책무를 다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사설] 넷플릭스 망 사용료 지급으로 글로벌 기업 책무 다해야
입력 2021-11-05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