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엔진과 농업, 공업 등에 쓰이는 요소수의 품귀현상이 유독 한국에서만 벌어지고 있다. 이는 유럽이나 미국 일본에서 볼 수 없는 일이다. 요소수를 필요로 하는 경유차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데다 가까운 중국에서 싸게 수입할 수 있어 자체 생산을 멈췄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경제성을 이유로 2011년 요소 생산을 중단했다. 몇몇 회사가 요소를 수입해 요소수를 만들고 있을 뿐이다. 이와 달리 일본은 미래 에너지산업 등을 감안해 요소수 원료인 암모니아의 자체 생산을 유지하고 있다.
4일 자동차·화학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요소수 제조업체들은 원료인 암모니아를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대부분(올해 1~9월 기준 97%)을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통계를 보면 지난해 중국에서 수입한 암모니아는 1억4000만 달러(약 1655억원)에 이른다.
국내 요소 생산은 2011년 한국비료(현재 롯데정밀화학)가 마지막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주로 석탄으로, 러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천연가스를 활용해 요소를 만드는 등 원래 있는 산업 공정에서 요소를 생산하기 유리한 환경”이라면서 “한국에선 요소 생산보다 수입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와 경제·산업 구조가 비슷한 일본에선 요소수 품귀현상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우선 일본은 경유차량 비중이 낮은 편이다. 여기에다 암모니아를 자체 생산해 자국 내 수요량 조달이 가능하다. 특히 일본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서 암모니아를 활용한 수소 생산기술 등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산업계에선 러시아 등으로 수입선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정부가 나서 국가 간 합의를 이끌어내거나 암모니아를 전략물자로 지정해 생산업체에 세제 혜택 등을 주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일본은 디젤차량이 극히 적은 데다 자체 생산을 하기 때문에 요소수 부족이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암모니아처럼 60~70%를 수입에 의존하는 전략물자의 경우 정부가 나서 수입 다변화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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