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키는 138㎝로 연골무형성 장애, 즉 왜소증 장애인이다. 아버지가 장애를 가진 반성유전으로 언니와 나만 작고, 나머지 오빠들과 남동생은 키가 훤칠하다. 아버지를 원망하면서도 언니를 따라 교회에 다니며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다. 그러나 기우뚱거리는 모습에 친구들이 ‘병신’이라 놀렸고, 다리가 보이지 않는 휠체어를 탄 사람이 부러웠다. 그래도 힘든 마음을 극복하기 위해 여행 등 많은 경험을 하며 노력했지만 마음 속 상처와 낮은 자존감, 대인기피증은 좀처럼 해결되지 않았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직장생활을 할 때, 내 장애의 부족함을 채워 줄 ‘백마 탄 왕자’를 만나는 환상을 갖고 있었는데 마침 선 볼 기회가 생겼다. 키가 훤칠하고 잘생겼지만 전혀 대화가 되지 않는 정신적 장애가 있는 분이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나를 지으신 하나님을 원망했다. 그러다 후배의 권유로 한마음교회에 갔다. 교회에서 말씀을 듣던 중, 내가 믿는 것은 막연한 신념이라는 내 신앙의 현 주소가 정확히 깨달아졌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간절히 기도하며 말씀을 붙잡고 예배드렸다. 그리고 그토록 원하던 하나님이 살아계신 확실한 역사적 증거를 찾았다. 삶의 모두를 바치겠다는 각오로 예수님을 따라 다녔지만, 죽음의 두려움 앞에 도망쳤던 제자들이 순교한 이유는 바로 예수님의 부활 때문이었다. 또한 나를 지으신 창조주 앞에서 장애가 있는 내 몸에 대해 원망하고 열등의식을 가지고 산 이유가 바로 내가 주인 되었기 때문이었음을 알게 되니 통곡이 나왔다. 나는 즉시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내 마음의 영원한 주인으로 맞아 들였다.
부활의 주를 만난 후 내 삶은 놀랍게 변화되었다. 창조주 하나님께서 나를 지으시고 ‘심히 좋았더라.’고 하신 귀한 존재라는 걸 알게 되니 장애도 진심으로 감사할 수 있었다. 그 뿐 아니라 공중목욕탕과 수영장에도 가고 무더운 여름에는 반바지도 즐겨 입었다. 요한복음 9장의 ‘날 때부터 맹인된 사람’의 말씀처럼 나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사명자임이 선명해지며 직장에서 친한 동료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선 그렇게 하나 둘 만남을 통해 작은교회를 세워주셨고, 직장 내 신우회도 이루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대강당에서 기쁘게 예수님을 자랑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2011년 연말이벤트 행사로 전국의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추천을 받은 ‘베스트 스마일상’에 내가 뽑힌 것이다. 대강당에서 시상식을 할 때 화상으로 전국의 직원들이 모두 참가했다. 시상 후, 수상소감으로 ‘날마다 기쁨으로 사는 이유’를 말할 기회가 주어졌다. 수많은 직원 앞에서 잠시의 망설임 없이 예수님이 함께 하시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항상 기뻐하는 사람, 범사에 감사하는 삶을 살아간다고 하며 모두가 나처럼 기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가 끝난 후 청장님께서는 무슨 부흥회에 온 것 같다고 하셨다.
창조주 하나님이 나의 아버지시고, 내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생각을 할 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지난해는 코로나로 홀로 계신 아버지를 가까운 아파트로 모셔 주님의 사랑으로 마음껏 섬길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사랑하는 가족, 근무하는 직장은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다. 모든 시간이 감격과 기쁨이다. 날마다 깨어 담대히 예수님을 외치며 삶으로 예수님을 세상에 드러낼 것이다.
김영애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