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18년 만에 분기 매출 네이버 제쳤다

입력 2021-11-05 04:04
연합뉴스

카카오가 18년 만에 분기 매출에서 네이버를 다시 앞질렀다. 콘텐츠 분야 매출이 1조원에 육박하면서 실적을 주도했다.

카카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7408억원, 영업이익 1682억원을 기록했다고 4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8.2%, 39.9% 늘어났다. 네이버는 3분기 매출 1조7273억원, 영업이익 3498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이었다.

인수·합병 등을 감안해 두 회사의 전신까지 모두 포함하면 18년 만에 카카오와 네이버의 매출 순위가 역전됐다. 네이버와 한게임이 통합돼 2000년 출범한 NHN은 당시 포털 1위였던 다음에 뒤쳐지다 2003년 1분기에 처음으로 다음의 매출을 뛰어 넘었다. 이후 NHN이 1위, 다음이 2위를 유지하는 형태가 이어졌다. 2013년 NHN이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로 나눠지고, 다음은 2014년 카카오에 인수됐다.

과거에는 두 회사 모두 포털 검색, 광고 등이 주요 사업 분야였으나 현재는 콘텐츠, 결제, 클라우드 등 IT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전반으로 외연을 확장했다. 카카오의 3분기 실적도 콘텐츠가 주도했다. 게임, 스토리, 뮤직, 미디어 매출을 아우르는 카카오 콘텐츠 부문 매출은 96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3% 증가했다. 게임 매출은 카카오게임즈 히트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에서 나온 수수료 수익 영향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207.9% 늘어난 4631억원을 달성했다. 스토리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4% 성장한 2187억원을 기록했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 매출이 의미 있게 성장했지만 게임 부문의 높은 매출 연동 비용,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동남아 북미 진출, 카카오픽코마 유럽 진출 등 국외 투자가 증가해 이익률이 낮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배 CIO는 “4분기에도 이익 극대화보다는 공격적인 국외투자 기조와 상생협력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메타버스와 대체불가토큰(NFT) 관련 사업도 카카오 공동체 안에서 역량을 집중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