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원 투표율이 3일 61.46%를 기록하면서 흥행이 이어지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경선 이후 ‘원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경선이 과열되면서 상호 비방 수위는 높아졌고 고소전과 지지자 간 폭행 사건까지 발생했다. 경선 후유증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 대한 공감대는 크지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나 홍준표 의원 모두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진통과 잡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가 점령군 행세를 할 것” “홍준표 의원의 ‘독고다이’ 기질 때문에 당 화합이 힘들 것”이라는 말들이 벌써부터 나도는 이유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당원 선거인단 56만9059명 중 34만9762명이 모바일 투표와 ARS 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당원 투표는 4일까지 이어지며, 국민의힘은 5일 당원 투표 50%, 여론조사 50%를 반영해 대선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을 놓고 보면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으며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순으로 지지를 얻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선 후보는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둘 중 한 명이 아니겠느냐”며 “투표 열기가 뜨거워 후보 확정 이후 컨벤션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당 분위기는 고무돼 있지만 일각에서는 ‘화학적 결합’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홍 의원 측은 윤 전 총장 측이 공천을 미끼로 당원을 ‘줄세우기’하고 있다며 연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30일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익명의 게시물로 윤 전 총장 측의 ‘공천 협박’ 논란이 불거졌다. 홍 의원 측은 이에 “구역질 나는 구태의 화룡점정”이라고 비방했다. 협박 당자사로 언급된 권성동 의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홍 의원 측을 고소했다. 윤 전 총장 지지자들과 유 전 의원 지지자들 간 폭행 사건도 벌어졌다.
당내에서는 정권교체 명분에 공개적으로 반대할 후보는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좋든 싫든 원팀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정권교체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이들의 미래에는 정계 은퇴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매머드급’ 캠프를 꾸리고 있는 윤 전 총장이 후보가 될 경우 선대위 내 주도권 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한 의원은 “윤 전 총장 측근 인사들이 다른 인사들의 선대위 입성을 막을 것이라고 걱정하는 의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영남권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처럼 경선 캠프를 해산하고 선대위를 당 중심으로 새로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강도 높은 네거티브전을 벌였던 윤 전 총장과 유 전 의원은 갈등의 골이 깊을 것”이라며 “결합이 어렵다는 말이 많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경쟁했던 후보들을 최대한 낮은 자세로 공손하게 모실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이 후보로 확정될 경우 포용력을 발휘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한 재선 의원은 “홍 의원은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줘야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재선 의원은 “홍 의원으로 정권교체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몸값을 높이기 위해 제3지대로 빠져 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동성 이상헌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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