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목표 궤도에 위성을 안착시키지 못하고 비행을 조기 종료한 이유는 3단 비행 구간에서 산화제 탱크 압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엔진 추력과 가속도가 낮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누리호 발사조사 위원회’를 발족하고 3단 엔진 연소가 조기 종료된 원인을 규명할 첫 회의를 개최했다고 3일 밝혔다. 항우연은 지난달 21일 1차 발사된 누리호가 목표 고도인 700㎞에 도달했지만 3단 엔진(7t급)의 작동이 목표 연소 시간인 521초에 46초 모자란 475초 만에 종료됐다고 밝힌 바 있다. 누리호를 목표 지점까지 올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위성 모사체(더미위성)를 궤도에 안착시키지 못한 것이다.
과기부는 “누리호는 1·2단 비행 시 추진체 탱크 압력과 엔진이 정상 운용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3단 비행 구간에서 산화제 탱크의 압력이 저하되면서 엔진 추력과 가속도가 낮아져 엔진의 연소가 정지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화제 탱크 압력을 제어하는 센서류 등에서 이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항우연은 이런 내용을 토대로 나로우주센터와 제주도, 필리핀 팔라우에 설치된 추적소에서 계측한 2400여개의 비행 데이터를 세부적으로 분석하고 산화제 탱크 압력 저하 원인을 찾아낼 방침이다.
발사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최환석 항우연 부원장은 “조만간 항우연 내부 검토 회의를 열어 3단 산화제 탱크 압력이 낮아지게 된 여러 가지 가능성을 구체화할 것”이라며 “주요 사안들은 2차 발사조사위원회를 개최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