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사흘 만에 빨간불… 확진·위중증 늘어

입력 2021-11-04 04:01
사진=연합뉴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직후 확진자가 급증할 조짐을 보이자 곳곳에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이른 시일 내에 의료체계가 붕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도 방역 재강화 외에 마땅한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상회복 사흘째인 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66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월 국내 발병 이후 네 번째로 큰 규모다. 주말 검사 감소 효과가 걷히며 하루 만에 일일 확진자가 1078명 더 늘었다. 위중증 환자도 전날보다 10% 가까이 늘어 378명이 됐다.

그럼에도 일상회복 시행에 따른 확진자 수 증가는 아직 본격화되지조차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번 증가는 방역 경각심이 한 박자 빨리 낮아진 영향이 크다. 지난주(10월 25~31일) 전국의 휴대전화 이동량은 전주보다 2.2% 증가한 2억4897만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이전인 지난해 11월보다 높다. 신용카드 매출액과 고속도로 통행량도 일제히 늘었다.

표면적으론 아직 대응 체계에 여력이 있다. 그러나 장비와 인력을 고려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그나마 오래 버틴 독일은 우리보다 중환자를 볼 병상과 인력 모두 훨씬 많다”며 “정부가 4000~5000명을 (현시점 한계치로) 말하는데 그렇게까지 버티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틀 전 SNS에 ‘쓰나미가 밀려오는 것을 조각배 타고 바라보는 심정’이라고 적었다.

중증·사망 관리 중심의 기조도 확진자 급증 앞에선 의미를 잃는다. 방역 당국은 신규 확진자의 중증 이환율을 1.5~2%로 본다. 확진자 50명 중 1명꼴로 중환자실 신세를 진다는 의미다. 하루 확진자가 5000명에 이르면 산술적으로 100명이 매일 새로 위중증 환자가 될 수 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요양병원이나 의료기관에서 집단발생 사례가 생기면서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입원 요청이 주로 온다”며 “이달 안에도 의료체계 한계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준중증 환자 병상을 추가로 확보해 중증 고비를 넘긴 환자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요양병원 등 감염 취약시설 종사자를 신규 채용할 시엔 가급적 접종 완료자를 뽑을 방침이다. 관계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방역수칙 위반 단속에도 나선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병상 가동률이 60%가 되면 경보를 보내고 75%가 넘어가면 그때는 할 수 없다”며 “국민께 상황을 말씀드리고 ‘긴급 멈춤’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택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인구 대비 75.7%까지 오른 백신 접종 완료율은 거꾸로 더 맞힐 인구가 그만큼 적다는 의미도 된다. 정부는 면역 감소로부터 고위험군을 보호하기 위해 요양병원·시설, 정신병원 종사자와 입소자에 대해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기준 기간인 6개월보다 최대 4주 앞당겨 시행키로 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