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성 “유한기 참 안타깝다… 양심선언 했으면 한다”

입력 2021-11-04 00:06

황무성(사진)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사퇴 압박’을 받은 의혹과 관련해 “유한기 전 공사 개발본부장이 지금이라도 양심선언을 했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 전 사장은 지난 2일 국민일보와 만나 “유 전 본부장도 어떻게 보면 참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유 전 본부장이 2015년 2월 6일 황 전 사장을 찾아가 “시장님 명을 받아서 한 것 아닙니까. 왜 그렇게 모르십니까”라며 사퇴를 종용했던 발언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황 전 사장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유 전 본부장은 ‘시장님’과 ‘정(진상) 실장’을 언급하며 “사장님은 너무 모른다. 순진하다”고 했었다.

황 전 사장과 유 전 본부장은 과거 한신공영에서 각각 사장과 임원으로 함께 근무했다. 황 전 사장의 공사 입사 과정에도 유 전 본부장의 추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장동 개발사업에 얽히면서 현재는 ‘사퇴 종용’ 논란을 두고 대립하는 관계가 됐다. 황 전 사장은 “처음부터 그들의 기획에 따라 사장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는 발언도 했다. 검찰은 이날 황 전 사장의 사퇴 압박 의혹과 관련해 성남시청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달 28일 입장문에서 “황 전 사장의 사기사건 피소 사실을 알고 (황 전 사장) 본인의 명예를 고려해 사퇴를 건의했다”며 “황 전 사장이 자발적으로 사퇴하지 않아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등을 거론했던 것으로 사료된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공사 주변에선 “유 전 본부장이 혼자 뒤집어쓰려는 것 같다”는 평가도 나왔다.

공사 전현직 관계자들은 최근 유 전 본부장에게 “진실을 밝혀줬으면 한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공사의 한 관계자는 “‘(유 전 본부장에게) 윗선이 다 꼬리를 자르고 나는 모른다, 그런 적 없다고 발뺌하면 혼자 독박 쓰는 것 아니냐. 다른 사람을 팔아서 사표를 받았다고 하면 당신 혼자 처벌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의 말에도 유 전 본부장은 별 말이 없었다고 한다.

용인=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