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이어 으르렁 LG-두산, 또 만났네

입력 2021-11-04 04:07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플레이오프(PO) 진출을 놓고 피할 수 없는 승부를 펼친다. 두 팀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격돌하게 됐다. 두산이 ‘가을야구 DNA’를 발휘하며 승리할지, LG가 지난해 패배를 설욕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두산과 LG는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1 KBO리그 준PO 1차전을 갖는다. 이번 준PO는 3전 2선승제로 진행되는 만큼 첫 번째 경기가 PO 진출의 향방을 좌우할 중요한 일전이 될 전망이다. 역대 기록을 살펴보면 준PO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모두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두산은 1차전 선발투수로 최원준을 예고했다. 어깨 피로 누적으로 시즌 막판 아웃된 아리엘 미란다를 대신해 내세울 수 있는 최상의 선발 카드다. 최원준은 올 시즌 12승 4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했다. LG를 상대로는 한 차례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만 허용하며 1실점 호투했다.

LG는 올 시즌 10승 2패로 승률 1위를 차지한 앤드류 수아레즈를 내세운다. 팀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시즌 막판 2차례 연속 나흘 휴식 후 등판한 것을 고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수아레즈는 지난달 27일 한화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데다 일주일간 휴식을 취해 체력적으로도 켈리보다 우위에 있다. 수아레즈는 올해 두산을 상대로 3차례 등판해 1승 1패를 기록했다.

잠실 라이벌전은 ‘창과 방패’의 대결이 될 전망이다. LG는 막강한 투수진을 갖추고 있다. 올 시즌 투수진이 기록한 평균 자책점은 3.57로 리그 1위다. 켈리, 수아레즈, 이민호 등 선발뿐 아니라 정우영에서 고우석으로 이어지는 불펜진도 리그 최상급이다. 두산은 강타선이 장점으로 꼽힌다. 정규시즌 팀타율이 0.268로 리그 2위다. 리그 타율 5위인 박건우와 8위 호세 페르난데스, 각각 28홈런과 27홈런을 기록한 양석환과 김재환이 타선을 이끌고 있다. 두산은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에서 키움을 상대로 선발 전원 득점, 최다 안타, 최다 득점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매서운 타격감을 선보였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LG가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흘간의 휴식을 치른 LG는 WC 결정전을 치르며 하루 쉰 두산에 비해 체력적으로 앞선다. 선발진도 미란다와 워커 로켓이 부상으로 이탈한 두산보다 두텁다.

다만 역대 가을야구 전적으로 보면 두산이 3승 2패로 우위에 있다. 특히 2000년 이후 ‘가을야구’에서 LG를 만나 지지 않았다. 준PO 전적으로 보면 LG가 2승 1패로 앞서지만, 두산은 지난해 준PO에서 LG를 만나 2연승을 거두며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선 두산이 7승 3무 6패로 LG를 살짝 앞선다. LG는 이번 대결에서 지난해 준PO 패배를 설욕한다는 각오다. LG 류지현 감독은 “두산은 투·타 모두 강한 팀”이라며 “특히 빠른 주자가 많고, 공격적인 주루플레이가 강점인 만큼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