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회복에 활기라는데”… 전북 혁신도시는 여전히 썰렁

입력 2021-11-04 04:04
전북혁신도시 지방자치인재개발원 건너편 미르하숙마을에 있는 한 음식점에 3일 임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다른 곳은 위드코로나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하던데, 우리 지역은 한겨울 잠깐 햇살이 비추는 정도에요.”

전북 완주군 이서면에 있는 전북혁신도시 지방자치인재개발원 건너편 미르하숙마을. 2일과 3일 이틀간 돌아본 마을엔 여전히 찬바람만 불었다.

첫날 초저녁에 찾은 한 커피숍 안에 손님은 딱 한 명뿐이었다. 바로 옆 대형음식점엔 임대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가게가 문을 닫은지 서너달이 됐다고 한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되면서 인재개발원의 대면교육도 21개월 만인 지난 1일 재개됐다. 이후 이 마을에 사람이 찾아오고 식당에도 손님이 서너명씩 들어섰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이번 대면교육엔 장기과정 교육생 380명 중 희망자 196명만이 참여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 교육생이 하루 최대 1000명에 이르던 것에 비하면 5분의 1에 불과한 셈이다.

그나마 교육일정도 오는 23일 끝난다. 결국 3주 뒤면 다시 두 달 이상의 ‘겨울방학’에 들어가게 된다. 내년 초에나 신년교육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이곳 하숙마을은 직격탄을 맞았다. 2년 가까이 대면수업이 전면 중단되며 6주∼10개월 기간의 교육생들을 받아온 2000여곳 하숙집엔 먼지만 쌓였다. 대부분 대출을 끼고 주택을 지은 임대인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소상공인에 해당하지 않아 각종 지원금도 받지 못했다. 마을 내 음식점과 커피숍 골프연습장 등은 상권이 초토화되며 가게들이 폐업하거나 휴업에 들어갔다.

3일 오후 미르하숙마을내 축제타운 원룸주택 주변이 오가는 사람없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일 오후 다시 찾은 마을엔 적막감이 감돌았다. 240여곳의 하숙집이 있는 축제타운에는 택배 차량만 찾아왔다. 이틀 전 이곳에 입주한 교육생은 10여명에 불과했다. 음식점 주인 유진(56)씨는 “지난 2년은 정말 견디기 어려웠다. 메뉴를 추가해 근근히 버텨왔다”고 털어놨다.

이 마을은 인재개발원 개원에 맞춰 2013년 조성됐다. 이후 전국에서 모인 ‘귀한 손님’들로 마을이 북적대고 사람 사는 곳이 됐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숨쉬기도 버거운 시간을 이겨내야만 했다. 인재개발원의 대면교육 재개로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전의 모습을 찾기에는 아직도 오랜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서은경(49) 미르하숙마을 이장은 “내년에 전면 대면교육을 진행한다는 보장이 없어 불안감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지방자치인재개발원 최성규 교육총괄과장은 “앞으로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내년도 교육 계획은 대면 교육을 전제로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