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품귀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주유소마다 요소수를 사려는 화물차가 줄을 서고 장거리 운행을 꺼리는 경향마저 생기고 있다. 요소수는 디젤 차량에서 나오는 배출가스를 정화시켜주는 용액으로 2015년부터 트럭, 버스 등이 의무 장착하는 ‘배출가스저감장치(SCR)’에 들어 가는 필수품이다. 그런데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로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 수입이 어려워지자 물류에 사달이 난 것이다.
이번 사태는 글로벌 공급망 병목 문제와 맞물려 있다. 중국이 호주와의 무역 분쟁으로 석탄 부족을 겪자 자국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석탄에서 생산하는 요소의 수출검사 의무화 조치를 내리면서 사실상 수출을 제한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이유로 요소를 생산하지 않고 중국산에 의존하면서 이번 조치의 파장이 커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요소의 중국산 수입 비중은 9월까지 97.7%였다. 현재 운행되는 경유 화물차 330만여대 중 60%인 200만여대가 SCR을 장착하고 있다. 이들 차량은 요소수를 제때 보충하지 않으면 정상 운행이 어렵다. 국내 재고량은 많아야 2개월분 정도라고 한다. 빠른 조치가 없을 경우 원자재나 제품을 운송하는 차량이 멈춰 산업계에 막대한 피해를 주게 된다. 물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가뜩이나 치솟은 물가에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도 있다. 단순히 물류에 그칠 사안이 아니다.
정부는 우선 외교력을 총동원해서라도 중국에 요소의 신속한 통관을 촉구해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매점매석을 철저히 단속하고 최악의 경우 지난해 마스크 대란 때처럼 요소수 공급 5부제나 10부제 운영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갈수록 자국 중심주의가 강해지면서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수입 의존은 언제든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정부가 친환경, 탄소중립을 강조하는 만큼 국내에서의 요소 생산과 지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사설] 심상찮은 요소수 품귀 사태, 정부 신속히 대처해야
입력 2021-11-04 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