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첫 성적표 먹구름… 10대·60대 확산세

입력 2021-11-03 00:02
2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광주 지역 한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진단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르면 일주일 뒤 나올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첫 성적표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일부 연령층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감지되는 데다가 여름 감기로 알려진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뒤늦게 유행하고 있다. 정부는 의료대응체계를 정비해 더 많은 민간의료기관이 코로나19 진료에 참여토록 할 방침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일 백브리핑에서 “델타형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 대비 잠복기가 조금 짧다”며 “핼러윈과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으로 인한 확진자 증가는 일주일 정도 시차를 가지고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주말 검사량 감소 영향으로 1587명이었다. 직전 일주일 하루 평균 확진자는 1929명이었다.

확산세는 아동·청소년과 고령층에서 두드러진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4~30일 발생한 확진자 중 27.3%가 0~19세였다. 이 비율은 9월 마지막 주만 해도 16.6%였으나 이후 꾸준히 높아졌다. 60대 이상 신규 확진자도 274명에서 607명으로 급증했다.

다른 호흡기 감염병도 지난해 동기 대비 많이 관측돼 우려를 더한다. 여름 감기로도 알려진 파라인플루엔자가 대표적이다. 파라인플루엔자는 통상 4~8월에 유행하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8월 말 이후에 세를 불리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이를 사회적 경각심이 떨어진 신호로 보고 있다.

10대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벽에 부딪혔다. 12~15세의 접종 사전예약률은 시작 하루 만인 지난달 19일 6.8%, 이틀 만인 20일 13.4%를 기록했으나 이후 더디게 올라 이날 기준 27.8%로 집계됐다. 이상반응에 대한 불안감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장기적으론 노바백스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교적 익숙한 합성 항원 방식을 채택해 안전성 측면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인도네시아에서 세계 최초로 긴급사용승인을 얻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늦지 않게 공급될 수 있을지 우려한다. 이미 출시를 수차례 연기한 데다 국내 정식 허가를 거쳐 물량이 공급되려면 얼마나 걸릴지도 미지수다.

정부는 의료 역량을 확충하기 위해 민간의료기관의 코로나19 진료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민간 병·의원에 진단과 외래, 중등증 환자 진료를 맡기고 대학병원은 중환자·특수환자를 중점 진료하게 할 계획이다. 관련해 상급종합병원 지정 시에 기여도를 반영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

백신 허브화 정책에도 속도를 낸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제2차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위원회를 주재해 정책 추진상황을 점검했다. 정부는 2024년까지 예정된 6조3000억원 규모의 민간 설비투자 등을 바탕으로 아시아권 백신 허브로서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독일 바이오 기업인 싸토리우스사와는 향후 3년간 인천 송도에 3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