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장 후보자 “대장동, 사전에 지적 못해 아쉽다”

입력 2021-11-03 04:05
최재해 감사원장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 최 후보자는 최재형 전 원장이 중도 사퇴한 데 대해 “감사원이란 조직이 정치적 중립성 논란의 중심이 됐다”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최재해 감사원장 후보자가 2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대해 “사전에 감사원이 지적하고 밝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이 “감사원이 제 역할을 했다면 대장동 사태를 예방할 수 있지 않았나”라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같은 당 구자근 의원이 “2017년 지방공기업 경영관리실태 감사를 진행하며 왜 대장동 의혹을 발견하지 못했느냐”고 질의했을 때도 최 후보자는 “국민적 의혹에 대해 감사원이 당시 밝히지 못한 부분에 대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때 감사한 팀이 대장동은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감사의) 초점이 조금 다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장동 의혹을 예방하지 못한 책임을 물으며 최 후보자를 압박했다. 서일준 의원은 “2019년 7∼10월 경기 남부 도시개발사업 지역 13곳에 대한 감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사전 조사에 대장동이 포함돼 있었는데 본 감사에서 빠졌다”며 “감사원이 몰랐으면 무능, 알고도 눈 감은 것이면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장동 공익감사 여부와 함께 백현동 개발사업을 포함한 전국 지자체 개발사업을 전수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 의원도 “대장동 관련 여론조사를 보면 특검과 국정조사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인데 이것이 민심”이라며 “2015년 성남시 대장동, 백현동, 정자동에 온 국민의 관심사가 쏠려있으니 감사원이 총체적 감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중도 사퇴를 문제 삼았다. 김남국 의원은 “최 전 원장이 정치하겠다고 헌법에 보장된 임기를 채우지 않고 퇴직하고선 대선에 출마했다”며 이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최 후보자는 “감사원이란 조직이 정치적 중립성 논란의 중심에 서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매우 잘못된 일이 맞느냐”는 질문에는 “임기를 못 지키는 그 자체는…”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최 후보자가 자꾸 답변을 주저하고 곤란한 듯 웃음을 보이자 민주당 의원들이 질책하기도 했다. 박성준 의원이 최 전 원장의 정치선언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거듭 묻고 나서야 최 후보자는 “공직자가 자기 자리를 사유화하거나 정치화한 것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청문회 직후 최 후보자에 대해 ‘적격’ 의견을 담은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