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축적 가장 더딘 Y세대, 부동산 직격탄까지 맞았다

입력 2021-11-03 04:03

20대와 30대 젊은층이 느끼는 자산 불평등 격차를 수치로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연구원은 2일 ‘데이터 인사이트 리포트 제5호’를 통해 Y세대(1985~1996년생)는 자산 형성이 더뎌 앞선 세대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연구는 통계청 가계금융복지데이터(2012~2020년)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난 9년간 30~40대인 X세대(1975∼1984년생)는 주식 등을 포함한 저축액 등 금융자산뿐만 아니라 부동산 보유액도 증가시켜왔다. 특히 가장 빠르게 자산을 증가시켜 앞 세대의 자산을 따라잡은 세대였다. 이들의 평균 순자산액은 2012년 1억5739만원에서 2020년 2억9990만원으로 상승했다.

반면 2030세대는 같은 기간 순자산액이 2012년 5267만원에서 2020년 1억3865만원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앞세대 동일나이 시점과 비교해 X세대는 4268만원 높지만, Y세대는 1874만원 적었다. 이들은 동일 나이 시점과 비교해 앞세대와 자산 격차를 좁히지 못한 유일한 세대였다. 이들 중 1990년대생이 특히 심했다. 1990년대생은 20~24세와 25~29세 기간 1980년대생과 비교해보면 순자산 격차가 1351만원에서 2580만원까지 벌어졌다.

또 Y세대는 부동산가격 급상승의 영향도 직격탄으로 맞고 있었다. 2012년과 비교해 2020년 금융자산 상승률이 162%에 달했지만, 전월세보증금에 의한 증가분이 주로 반영된 결과로 추정됐다. 이들의 2012년 전월세보증금은 2380만원에서 2020년 5500만원으로 늘었다. 전 세대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서울연구원은 “이를 토대로 추정해보면 표면적으로 이들은 주택을 보유하지 못해 발생한 전월세보증금에 의한 증가분이 주로 (금융소득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자산 축적 속도는 수도권이 비수도권보다 1.5배 빨랐다. 2012~2020년 자료를 기준으로 자산 최저점에서 최고점에 이르기까지 수도권 거주 가구주의 자산은 약 15배 상승한 반면, 비수도권은 약 10배 상승하는 데 그쳤다. 다만 세대 간 자산 격차는 비수도권보다 수도권이 더 컸다.

서울연구원은 “X세대는 전후 세대의 순자산을 크게 뛰어넘는 특별한 세대이자 이전 세대와 구별되기 시작하는 세대”라면서도 “Y세대는 유일하게 앞선 세대의 순자산을 뛰어넘지 못했다. 이들에게 자산운용 교육 프로그램 제공 등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