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의 이재명 지지 발언, 인간적 연민일 수도”

입력 2021-11-03 04:07

김어준(사진)씨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 발언에 대해 이강택 TBS 대표가 “인간적 연민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해명했다. 또 미국 뉴욕타임스나 CNN을 예로 들며 “아예 드러내놓고 (정치적) 성향을 밝히는 게 낫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공영방송인 TBS를 미국 민영 언론과 비교한 것은 미디어 환경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2일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행정사무 감사에 참석해 경만선 민주당 시의원으로부터 김씨 발언의 적절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 대표는 “김씨의 소위 특정 후보 지지 발언에 대한 여러 가지 논점이 있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우선 사적 영역에서 한 발언을 공적인 지지로 볼 수 있느냐. 사적 영역에선 가능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김씨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해당 발언을 한 게 아니라 개인 인터넷 방송에서 한 것인 만큼 문제 될 소지가 없다는 취지다.

김씨의 발언이 공적인 지지라 하더라도 미국 사례에 비춰 부적절하지 않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뉴욕타임스나 CNN은 선거철이 되면 공개적으로 ‘누구를 지지한다’고 한다”며 “아예 드러내놓고 성향을 밝히는 게 낫지, 실질적으론 다 그렇게 하면서(지지하면서) 공표하지 않는 게 오히려 더 문제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또 “김씨의 발언이 과연 정치적 지지인지, 인간적 연민인지에 대한 논점도 있다. 여러 가지 짚어볼 지점이 있다”고 강변했다.

당시 김씨는 유튜브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돈, 줄, 백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않고 자기 실력으로 돌파하는 길로 가는 사람은 어렵고 외롭다. 그 길로 대선 후보까지 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며 “이재명은 혼자서 여기까지 왔다. 지금부터는 당신들이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정치적 발언이 아니라 인간적 연민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씨는 이날 뉴스공장 방송에서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과 대담하며 “오 시장이 (TBS가) 상업광고를 할 수 있도록 해주시고, 그리고 (예산을) 삭감한다면 대환영”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업광고를 할 수 없고 방송발전 기금도 지원받을 수 없다”며 “오 시장이 (방송에) 나오셨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저희도 애로가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이날 생방송에 지각해 정연주 아나운서가 약 15분간 대신 방송을 했는데, 이를 두고 김씨가 하차한 게 아니냐며 온라인상에서 소동이 일기도 했다.

강준구 김이현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