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값 더 오르나… 천안 야생조류서 AI 확진

입력 2021-11-03 04:03

올 겨울도 조류 인플루엔자(AI)와의 전쟁이 불가피해졌다. 국내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가 나왔다. 야생조류에서 확진 판정이 나왔던 해에는 어김없이 농장 발생이 잇따랐다. 농장 내 감염도 문제지만 AI가 사람까지 감염시킬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올해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건수만도 20여건에 달한다. 코로나19 외에 또 다른 질환까지 우려해야 할 판국에 처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충남 천안시 곡교천에서 포획한 천연기념물 327호 ‘원앙’을 정밀 검사한 결과 고병원성인 H5N1형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2일 밝혔다. 국내에서 야생조류 확진 사례가 나온 것은 지난 3월 30일 이후 7개월 만이다. 농식품부는 방역 단계를 최상위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전국 가금농장의 방사 사육 행위를 금지하고 나섰다. 야생조류와의 접점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사육 중인 가금류에 대한 정밀 검사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가금농장에서는 확진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철새나 텃새 등에서 고병원성 AI 감염 사례가 나왔던 해 중 농장 감염이 없었던 사례는 전무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빠르면 며칠 내에도 농장 내 AI 감염 사례가 보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수공통감염병인 AI는 인간에게까지 전파될 수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WHO에 보고된 인체 감염 사례는 모두 21건이다. 주로 인접국인 중국에서 인체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다. 과거 한국에서도 기승을 부렸던 고병원성 H5N6형 AI가 주범으로 지목된다. WHO는 보고된 사례 중 최소 6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WHO 보고대로라면 치명률이 28.6%에 달하는 셈이다. 국내 치명률이 1%에 못 미치는 코로나19보다 월등히 높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H5N1형의 인체 감염 사례는 극히 드물다. H5N6형의 경우 중국에서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는데, 방역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