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 뜨자마자 애플리케이션 출석 한 바퀴 도는 게 하루 시작이에요.” “출석 체크만으로 공돈 버는 방법 소개해요.” 재테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내 게시물 중 일부다.
손끝의 클릭 한두 번으로 암호화폐를 벌 수 있는 ‘코인 앱테크’(암호화폐+앱+재테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고 암호화폐가 일상 속에 들어오면서 일부 기업들은 ‘코인’을 고객 유치 수단으로 삼고 있다. 특정 앱이나 사이트에 출석 체크를 하는 등의 간단한 활동을 하면 암호화폐를 주는 식이다. 보상으로 주어지는 암호화폐는 대부분 정식 거래소에 상장돼있어 현금화할 수 있다. 앱테크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은 “무료로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한다.
지식공유 플랫폼 ‘아하’는 코인 보상을 전면에 내세운다. 사이트에 가입 후 출석 체크만 해도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 상장된 암호화폐 ‘아하토큰’을 받을 수 있다. 출석 횟수에 비례해 암호화폐를 주는데 한달에 30번 출석하면 모두 465개의 코인을 보유하게 된다. 업비트에 따르면 2일 오전 1시 기준 아하토큰의 가격은 18.80원, 한 달에 최소 8700원을 벌 수 있다. 사이트에 질문을 올리거나 답을 게시해도 코인이 추가로 지급된다.
포인트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밀크’도 앱 이용자에게 암호화폐를 준다. 한 달 동안 빠지지 않고 출석 체크를 하면 밀크 코인 2.5개를 받을 수 있다. 숙박업체나 영화관 등에서 주는 각종 포인트를 밀크 코인으로 바꿀 수도 있다. 직장인 김모(27)씨는 출장을 자주 다니며 모은 포인트로 2만원 어치 코인을 벌었다. 김씨는 “비록 푼돈이지만 투자용으로 모으기 좋다. 밀크 시세가 오르면 팔려고 한다”고 했다. 업비트 기준 ‘밀크’ 가격은 1390원선이다. 앱 ‘페이코인’과 ‘더폴’도 출석 체크를 하거나 설문조사에 응답하면 암호화폐를 지급한다.
코인 앱테크의 특징은 강한 변동성이다. 보상으로 받은 암호화폐 가격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수익이 커진다. 아하토큰은 지난 9일 일시적으로 41.5원까지 급등했는데, 한 달 출석 체크로 얻을 수 있는 수익도 1만9200원까지 치솟았다. 보유한 암호화폐 가격이 떨어지면 보상도 낮아진다는 것은 약점이다.
일부 앱의 경우 코인을 출금하는 기준을 굉장히 높게 설정해놨다. 출금 가능한 수준까지 암호화폐 적립을 강제해 의무 이용 기간을 늘리는 것이다. 보상 체계가 중간에 임의로 바뀌거나 암호화폐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위험 요소다. 암호화폐 ‘좁쌀’을 보상으로 지급하던 포인트 교환업체 머니트리는 지난 6월 적립 서비스를 종료하며 코인 자체를 없앴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