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당원 투표… 윤석열·홍준표 모두 “내가 유리”

입력 2021-11-02 00:04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일 경기도 수원의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에서 열린 경기혁신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김동근 공동대표로부터 정책건의서를 받고 있다(위쪽 사진).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대구 수성못 이상화 시비 앞에서 ‘대구·경북 국민에게 드리는 특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원 모바일 투표가 실시 첫날인 1일 43.82%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하루 만에 당원 선거인단의 절반에 가까운 당원들이 한 표를 던진 것이다. 당원 모바일 투표는 2일까지 이어진다.

각 후보 캠프는 예상보다 높은 투표율에 대해 유불리 계산을 하면서도 서로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굳건한 조직력에, 홍준표 의원 측은 2030세대의 적극적인 참여에 기대를 걸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당원 선거인단 56만9059명 중 24만9367명이 모바일 투표에 참여했다. 지난 2차 예비경선(38.77%) 첫날과 비교하면 5.05% 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 같은 추세면 투표율 70%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차 예비경선 당시 최종 당원 투표율은 49.94%로 모바일 투표 도입 이후 역대 최고치였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거듭 독려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저희 모바일 투표가 시작됐는데 서버가 터졌다”고 반겼다. 서버에 영향을 줄 정도로 당원들이 모바일 투표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투표율 70%를 넘기면 제가 한 달간 탄수화물을 끊겠다”는 약속을 내걸어 눈길을 끌었다.

윤 전 총장 측과 홍 의원 측 모두 높은 당원 투표율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윤석열캠프 관계자는 “높은 투표율이 우리 후보에게 불리할 게 하나도 없다”며 “우리가 조직에서는 압도적으로 앞선다”고 말했다. 높은 당원 투표율은 현역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이 다수 합류한 윤 전 총장 측에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홍 의원은 “조직으로 감당할 수 있는 투표율은 최고 25%에 불과하다”며 “자유 투표로 투표율 65%만 되면 내가 압승한다”고 말했다. 특히 홍 의원 측은 당원 선거인단 중 2차 예비경선 이후 증가한 19만여명에 2030세대가 상당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투표율이 50~60% 정도를 기록한다면 젊은층 참여가 많다고 볼 수 있고, 홍 의원에게 유리할 것”이라면서도 “60%를 훌쩍 넘긴다면 세대를 가리지 않고 참여가 많기에 윤 전 총장 지지세가 많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윤 전 총장은 당원 투표 첫날 일정으로 상대 경쟁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홈그라운드’인 경기도를 찾았다. 윤 전 총장은 경기도 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이 후보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윤 전 총장은 “실제 피해를 입은 분들 위주로 두텁게 선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텃밭인 대구를 찾아 당심 결집에 나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조치를 거론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홍 의원은 “대구·경북 시도민의 마음을 아프게 한 데 거듭 용서를 구한다”고 몸을 낮췄다.

이상헌 이가현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