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직원들 나와달라 했어요” 상인들 불안 속 기대

입력 2021-11-02 00:03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첫날인 1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시민들이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이날부터 수도권에서는 10명, 비수도권에서는 12명까지 사적모임을 할 수 있다. 이한결 기자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첫날인 1일 자영업자들은 영업 제한 완화에 안도하면서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언제 다시 영업에 족쇄가 채워질 지 몰라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송파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전모(31)씨는 전날 영업이 끝난 뒤 그간 잠가뒀던 샤워실 문을 열고 대청소를 했다고 한다. 전씨는 정부의 위드 코로나 예고 이후 고객들에게 ‘드디어 운동하고 씻을 수 있느냐’는 문의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전씨 헬스장에는 출근 전에 운동을 하러 온 회원도 있었다. 전씨는 “코로나 때문에 샤워를 할 수 없어 출근 전에 헬스장을 찾은 회원들은 한동안 없었는데 이제는 많아질 것 같아”고 기대감을 표했다.

자영업자들은 대체적으로 이날부터 적용된 영업시간 제한 완화와 모임 인원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종로구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박모(58)씨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영업을 준비했다”면서 “예전에 (가게에서) 일하다가 쉬고 계신 분들에게 연락을 돌려서 다시 나와달라고 얘기를 하고 있다. 상황을 봐가면서 인력이나 식재료 등도 조금씩 늘려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51)씨는 “위드 코로나만 기다리면서 산 지가 벌써 1년이 넘었다”면서 “월세 밀리지 않고 제자리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언제 다시 영업제한 조치가 내려질지 몰라 불안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위드 코로나 이후 확진자가 폭증하면 정부가 다시 방역 고삐를 조이며 영업 제한 조치를 내릴 수 있다는 우려다. 김씨는 “지난 2년간 정부의 오락가락 방역조치 때문에 힘들었다”며 “지금은 믿어도 되나”고 반문했다.

그동안 집합금지 업종이었던 유흥시설도 위드 코로나에 맞춰 영업을 속속 재개하고 있다. 유흥·단란주점, 클럽, 나이트, 감성주점, 헌팅포차 등의 유흥시설은 이날부터 자정까지 영업을 할 수 있다. 다만 유흥시설은 PCR(유전자 증폭) 검사상 ‘음성’이 나와야만 출입할 수 있다.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들은 위드 코로나 시행을 앞두고 ‘재오픈 기념 파티’를 연다고 알렸다. 강남의 한 클럽은 “월요일 밤 백신패스를 통해 뜨거운 파티를 열겠다”며 오후 5시부터 자정 영업종료까지 DJ 공연을 진행한다고 홍보했다. 클럽 관계자는 “1년 넘게 영업을 거의 하지 못했던 터라 다시 문을 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들뜬다”고 말했다.

한편 유흥시설, 노래연습장, 목욕장업, 실내체육시설 등에서는 이날부터 접종증명·음성확인제인 ‘방역패스’(백신패스)가 도입되면서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찜질방 관계자는 “백신 미접종자들이 목욕탕에 가도 되냐는 문의가 많았다”며 “한 손님은 ‘계도기간이라 괜찮은 것 아니냐’며 막무가내로 입장하려 하길래 양해를 구해야 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1~2주 동안 계도기간을 둔 것을 두고 미접종자에 대한 ‘일시적 허용’으로 오해한 이들의 문의가 이어졌던 것이다.

이형민 전성필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