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함께 ‘평화의 순례’ 나서자”

입력 2021-11-02 03:03
배현주(왼쪽 세 번째) WCC 중앙위원이 31일 서울 서초구 한신교회에서 열린 ‘WCC 이해하기’를 주제로 한 토크쇼에서 참석자를 소개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한국교회가 ‘세계교회협의회(WCC) 11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준비위·위원장 강용규 목사)’를 조직하고 총회를 위한 사전 준비에 나섰다. 준비위는 총회 전까지 주제 연구와 한반도 평화 이슈를 부각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한다. 2013년 10차 WCC 부산총회 이후 9년 만에 열리는 차기 총회는 내년 독일 남서부 도시 카를스루에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이 세상을 화해와 일치로 이끄신다’를 주제로 개최된다.

한국준비위는 31일 서울 서초구 한신교회에서 발족예배를 드렸다. 예배에는 WCC 회원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를 비롯해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대한성공회 한국정교회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는 인사말에서 “2013년 WCC 부산총회는 생명과 정의, 평화라는 주제를 융합하며 외연을 갖췄지만, 그 내용을 담아내야 할 그릇인 한국교회가 냉전으로 생긴 균열로 인한 다툼으로 10차 총회의 결실을 키워내지 못했다”면서 “카를스루에를 향하는 여정에서 냉전 의식을 화해로 변화시킨 뒤 한국교회가 함께 정의와 평화의 순례에 나서자”고 권했다.

요한 사우카 WCC 총무대행도 영상을 통해 한국준비위 조직을 축하했다. 사우카 총무는 “10차 부산총회 때 한국교회가 보여준 환대를 기억하고 있다”며 “11차 WCC 총회를 준비하기 위해 한데 모여 에큐메니컬 운동을 새롭게 성숙시키려는 한국교회에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1948년 출범한 WCC는 전 세계 130개국 5억7000만명이 참여하는 세계 개신교회와 정교회의 대표적 국제기구다.

준비위는 발족예배 후 배현주 WCC 중앙위원 사회로 박경서 전 대한적십자사 회장과 양권석 성공회대 대학원장, 정진성 서울대 명예교수, 이광섭 기감 WCC 총회 준비위원장, 이새름 11차 WCC 총회 청년 총대 등이 참석, ‘WCC 이해하기’를 주제로 토크쇼를 진행했다.

WCC 아시아 국장을 역임한 박 전 회장은 “WCC를 비롯해 유엔과 국제노동기구(ILO)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적십자연맹(IFRC)이 국제기구가 많은 스위스 제네바를 대표하는 5대 기구로 불린다. 이런 내용은 스위스 교과서에도 나온다”면서 “WCC가 한국교회와 사회에 끼친 순 영향은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쟁 반대와 평화 정착에 관심을 가져온 WCC의 활동에 한국교회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