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40조원을 넘는 2022년도 ‘슈퍼 예산안’을 편성했다. 예산 규모는 올해 예산보다 4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 4월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요 지지층이었던 청년 지원 예산은 1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인 시의회의 문턱을 이번 예산안이 넘어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울시는 1일 내년도 예산안을 44조748억원으로 편성해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 이는 기존 최대 규모였던 올해 예산(40조1562억원)보다도 9.8%(3조9186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서울시는 ‘민생과 일상의 회복’ ‘사회안전망 강화’ ‘도약과 성장’ 등 3대 분야에 초점을 맞춰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방침이다.
우선 민생과 일상 회복을 위한 예산으로는 2조2398억원이 책정됐다. 이중 눈에 띄는 것은 청년 예산이다. 4월 보궐선거에서 기존 여권 지지 성향이 강했던 20대와 30대에게서 높은 지지를 얻으며 당선된 오 시장은 취임사에서 ‘청년서울’을 강조한 바 있다.
이같은 오 시장의 ‘청년서울’ 실현을 위해 서울시는 총 9934억원을 투입한다. 구체적으로 청년 주거 지원 7486억원, 청년 대중교통비 지원(153억원)을 포함해 청년 일자리 2070억원 등이 배정됐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극심한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지원에는 3563억원이 편성됐다. 오 시장의 역점 사업인 ‘안심소득’(74억원)과 서울형 온라인 플랫폼 ‘서울런’(113억원) 등도 반영됐다.
사회안전망 구축에는 총 3조4355억원이 투입된다. 특히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예산으로 6177억원이 편성됐다. 일반·원룸 매입임대주택 공급(2449억원), 공공주택 공급(1110억원), 재개발·재건축 지원(376억원) 등이다. 오 시장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스마트밴드를 활용한 건강관리 ‘온서울 건강온’(61억원) 등 시민 건강 예산으로는 2937억원이 투입된다.
성장산업 및 창업생태계 육성에 3419억원 등 서울의 도약과 성장을 위한 미래 신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2조2109억원을 투자한다. 경전철, 광역철도망 확충 등 균형발전 예산으로는 4681억원이 배정됐다.
내년 세입예산은 올해보다 3조719억원 증가한 23조956억원으로 추계됐다. 오 시장은 “내년도 예산을 통해 서울시는 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사각지대에 있는 시민들까지 발굴해서 촘촘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산안은 서울시의회가 심의·의결 권한을 가지고 있다. 오 시장의 복귀 이후 첫 예산이 그대로 통과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시의회 전체 110석 중 99석을 차지하한 민주당은 ‘안심소득’, ‘서울런’ 등 오 시장의 핵심 사업에 대해 대폭 삭감을 벼르고 있다.
민주당 소속의 한 시의원은 “안심소득은 시민 세금을 투입해서 그냥 버리는 것”이라며 “8개월 남은 시장이 새로운 사업을 하겠다는 것은 무책임하다. 우리는 승인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