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2개월 연속 증가… 반도체 수급난에 車수출 제동 우려

입력 2021-11-02 04:03

지난달까지 한국의 수출액이 역대 최단기 5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지난 한 해 기록을 넘어섰다. 수출액 증가도 12개월 연속 이어졌다. 하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영향으로 자동차 수출은 소폭 감소했다. 반도체 수급난 여파가 자칫 한동안 이어졌던 ‘수출 잭팟’에 제동을 거는 복병이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한국의 수출액이 555억5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4.0%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달 수출액은 역대 10월 가운데 최고치인 동시에 월 단위 기준 558억3000만 달러였던 올해 9월에 이어 역대 2위 규모다.

지난달 11월부터 12개월 연속 수출 호황이 계속 이어지면서 올 들어 1~10월까지 누계 수출액은 5232억 달러로 지난해 연간 기록(5125억 달러)을 넘어섰다.

산업부는 이 추세대로면 올해 연간 수출액 기록도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연간 수출액이 가장 높았던 건 2018년 6049억 달러였다.

그러나 자세히 뜯어보면 마냥 좋아할 상황은 아니다. 특히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을 비롯해 15대 주력 품목에 포함된 자동차 수출이 38억3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4.7%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국내 공장의 라인 설비 공사까지 겹치면서 수출이 소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유럽 연합(EU)과 중동 지역은 자동차 수출이 각각 44.2%, 43.5% 늘었지만, 자동차 최대 수출국인 미국으로의 수출이 14.4% 감소하면서 전체 수출액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0월 코나, 아이오닉 등 신차 출시 효과로 월 40억 달러를 돌파했던 데 따른 ‘역(逆) 기저효과’ 영향도 있었다. 실제 현대차와 쌍용, 한국GM 등 국내 완성차업계 지난달 수출도 대부분 두 자릿수 비율로 감소했다. 차 부품 수출액 역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해외 공장 가동률 저조 등으로 수출액이 1.2% 감소한 17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의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D램 고정가격 하락 속에서도 28.8% 증가해 16개월 연속 수출 증가를 이어갔다. 석유화학(68.5%), 석유제품(138.1%), 철강(48.6%) 수출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다만 이는 세계적으로 이어진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반사이익 성격이 강하다. 추후 원자재 가격 거품이 빠지면 수출 증가율도 자연스럽게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