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막한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는 지구적 기후재앙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탄소 감축 노력의 가늠자가 될 중요한 회의다. 그 결과에 지구의 미래와 운명이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앞서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결과를 볼 때 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하나의 목소리를 낼 가능성은 희박하다.
로마 G20 정상회의는 지구의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의 1.5도 이내로 유지하기로 함께 노력한다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하는 등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폭을 2도 이내로 유지하기로 한 2015년의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비해 진일보한 성취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중국, 인도, 러시아 등의 반대로 탄소중립 시점을 특정하는 데 실패해 속 빈 강정이 됐다. 중국은 2060년을 탄소중립 시점으로 제시했고, 인도는 아예 설정조차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탄소중립 시점은 ‘금세기 중반까지’로 얼버무려졌다.
우리나라는 이미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미래 세대를 위해 마땅히 감내해야 할 목표인 건 분명하나 우리의 노력만으론 티도 안 난다. 탄소 다량 배출국이 이 대열에 함께하지 않는 한 우리가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했다 해도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전 세계 온실가스의 27%(2019년)를 내뿜는 최다 배출국으로 그 양이 2위 미국(11%)의 배가 넘는다. 이어 인도 3위(6.6%), 러시아가 5위(3.1%)다. 이들 나라가 온실가스 감축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다른 나라들이 아무리 줄여봐야 언 발에 오줌누기다.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우리의 책무를 다해야 하나 한국 홀로 가속페달 밟는 것이 과연 국익에 부합하는 건지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사설] 온실가스 감축에 무책임한 중국 인도 러시아
입력 2021-11-02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