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해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완화되면 그만큼 식당소비 등 경기는 회복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31일 해외경제포커스 ‘주요 선진국 위드코로나 정책 추진 현황 및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통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구방법론을 참고해 7개국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7개국은 미국, 영국, 독일, 아일랜드, 호주, 캐나다, 멕시코 등이다.
분석 결과 미국 등 선진국의 방역조치 강도가 10포인트 내려갈 경우 음식점 소비가 28.8% 올라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문자 수도 음식점·여가시설, 식료품점이 각각 4.9%, 1.6%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가 오를수록 높아지는 방역조치 강도는 0~100까지 산출되는데 뉴질랜드처럼 집에서만 머무르기 조치를 하는 경우가 90정도다. 확진자 급증으로 7월12일부터 10월말까지 서울과 수도권 등에서 한국이 시행한 4단계 조치는 47정도다. 한은 추정으로 3단계에서 4단계가 8.8포인트 오른 것을 감안할 때 1일부터 다시 3단계로 완화되면 음식점 소비도 산술적으로는 26~27%가량 늘어난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백신접종률이 10%포인트 높아지면 음식점 소비는 15.7%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점 방문이 0.71% 줄어드는 데 이는 음식점·여가시설 방문이 3.4% 늘어나는 대체효과 때문으로 분석됐다.
코로나 위험인식 정도를 나타내는 ‘민감도’의 하락에 따라 음식점과 여가시설 방문자수는 최대 4.5%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신동수 한은 미국유럽경제팀 과장은 “코로나19 대유행시 대면접촉 시설을 중심으로 방역조치가 강화됐기 때문에 위드코로나 정책에 따른 소비회복 효과는 음식점과 여가시설 부문에서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사태 발발 초기인 지난해 1~2월과 위드코로나가 시행된 올 7~10월 사이 영국의 치명률은 2.9%에서 0.3%, 덴마크는 2.2명에서 0.2명, 이스라엘은 0.7명에서 0.3명으로 줄었다. 한은은 이처럼 위드코로나 정책 추진 이후 백신효과에 힘입어 각국의 치명률은 크게 낮아졌으나 확진자수 추이는 국가별로 차별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에 들어가는 한국은 위드코로나 추진시점의 백신접종률, 인구밀도 등이 유사한 싱가포르 사례처럼 방역완화 이후 확진자 수가 크게 증가할 우려도 있다. 서울의 인구밀도는 ㎦당 1만5769명으로 싱가포르(7916명)보다 높다.
이동훈 전문기자 dhlee@kmib.co.kr
▶
▶
▶